기아차 노조 파업에 최준영 대표 "참담하다" 호소

입력 2019-12-18 13:55   수정 2019-12-18 14:18


“우리를 바라보는 고객과 국민의 눈초리가 차갑습니다. 신문기사와 비난 댓글에는 대표이사로서 눈을 뜨기 힘든 참담한 심정을 느끼게 됩니다”

최준영 기아자동차 대표가 전직원에게 생존과 고용안정을 위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부터 파업에 나선 기아차 노동조합 설득을 위해서다.

18일 기아차 노조는 부분파업에 나섰다. 노사가 마련한 '2019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자 노조가 임금 추가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다.

앞서 기아차 노사는 △기본급 4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150%+30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안을 만든 바 있다.

노사가 만든 잠정합의안은 지난 13일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2만9370명 중 1만5159명(51.6%)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에 노조는 추가적인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이날부터 주간조와 야간조가 각 2시간씩 부분파업에 나섰다.

노조가 파업에 나서자 최 대표는 이메일과 인쇄물을 통해 전직원에게 담화문을 보냈다. 담화문에는 "자동차 산업은 전대미문의 대전환에 처했다. 지금은 교섭에 매몰될 때가 아니라 생존과 고용안정을 위해 경쟁력을 높이고 비효율을 개선해야 하는 때"라는 절규가 담겼다.

최 대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견 완성차 업체들의 상황이 남의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완성차 기업들이 미래차 시대에 대비한 경쟁력 확보와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살아남기 위한 사투가 벌어진다”며 “공장폐쇄와 감원, 철수설에 시달리는 국내 완성차 3사를 거울 삼아야 한다. 소모적인 줄다리기 대신 고객에게 호평받는 신차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참담한 것은 이번 단체교섭과 합의안 부결 과정에서 그동안 쌓여온 우리 노사의 왜곡된 관행들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것”이라며 “현장의견그룹은 아무 논리도 명분도 없이 왜곡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에 앞장 섰다”고 노조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최 대표는 "국민들의 눈초리가 차갑다"며 기아차 직원들에게 가혹한 현실을 냉철히 직시하고 생존과 고용안정을 위해 현명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기아차 노조는 19일 주간조와 야간조가 각 4시간씩 부분파업에 나선다. 사측이 임금인상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20일부터는 파업 시간을 더 늘릴 방침이다. 간부들은 농성에도 들어간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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