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접종한 뒤 손끝 저리면 부작용 가능성

입력 2019-12-20 17:33   수정 2019-12-23 16:19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이 되면 폐렴 독감 대상포진 등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을 맞는 사람들이 많다. 질환에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접종하는 백신이지만 백신을 맞은 뒤에는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지 잘 살펴야 한다. 가능성이 상당히 낮지만 예기치 못하게 운동·감각 마비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말초신경질환인 길랭-바레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도 앓았던 질환이다. 윤성상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환자의 2~3%는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에 이르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는 필수”라고 했다.

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나뉜다. 중추는 뇌와 척수를 의미한다. 말초는 척수에서 나온 신경이 근육과 만나기 전까지다. 말초신경은 운동·감각신경이 한 덩어리로 함께 뭉쳐다니기 때문에 손상되면 운동·감각 마비가 동반된다.

윤 교수는 “침범당하는 신경 개수와 대칭 여부에 따라 초점성, 다초점성, 다발성으로 나눌 수 있다”며 “하나의 신경이나 다발의 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초점성은 엄지부터 네 번째 손가락이 주로 저리는 팔목터널 증후군이 대표적”이라고 했다. 비대칭적으로 여러 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다초점성 질환에는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이 있다. 대칭성으로 여러 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다발성 질환에는 길랭-바레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백신을 접종한 뒤 발병하기도 한다. 1992~1994년 독감 예방접종을 맞은 사람 100만 명당 한 명 정도가 길랭-바레 증후군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윤 교수는 “환자 70% 정도는 마비가 진행되기 전 백신접종 외에도 감기, 폐렴, 위장관염 등 질환이 선행된다”고 했다. 그는 “마비 전 손발 끝이 저리거나 하지부터 상지로 진행하는 대칭성 마비가 감각 이상을 동반하기도 한다”며 “보통 1~3주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행되지만 수일 만에 급격히 악화되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길랭-바레 증후군 때문에 생기는 마비는 가벼운 증상부터 호흡마비까지 다양하다. 사망률은 약 3% 내외다. 환자의 증상을 확인한 뒤 신경학 검사, 신경전도 검사 등을 거친 뒤 확진한다. 신경전도검사와 뇌척수액검사는 발병한 뒤 최소 1주일은 지난 뒤에 이상소견이 나타나기 때문에 임상·신경학적 검사에서 질환이 의심되면 바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질환이 진단되면 정맥주사와 혈장분리교환술을 시행한다. 환자 85% 이상은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빠른 회복을 보인다. 환자 50%는 원래 근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후유증이 남는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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