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IT 스타트업 엑시트, 올해 사상 최대..."작년 대비 두 배 증가"

입력 2019-12-24 22:10   수정 2019-12-24 22:14



이스라엘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업계의 엑시트(자금 회수) 규모가 올들어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이스라엘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움직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현상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스라엘 IT 스타트업들의 올해 엑시트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해 102%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들 스타트업의 올해 엑시트 규모 총합은 99억달러(약 11조5000억원)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올해 계약이 체결됐지만 아직 정산이 완료되지 않은 인수합병(M&A) 건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이들을 모두 포함할 경우 229억달러(약 26조6500억원)로 규모가 훨씬 커진다.

글로벌 기업들이 이스라엘의 AI 스타트업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상이 이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된다. IT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미국 그래픽칩 업체 엔비디아는 지난 3월 이스라엘 AI 반도체 업체 멜라녹스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가가 멜라녹스의 7년치 매출액에 해당하는 70억달러(약 8조원)에 달해 주목됐다.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인텔은 최근 이스라엘 AI 반도체 업체 하바나랩스를 20억달러(약 2조3400억원)에 인수했다. 아마존과 애플, 구글도 모두 이스라엘 AI 스타트업을 인수한 이력이 있다.

이스라엘 AI 스타트업에 눈독을 들이는 건 비단 IT 기업들뿐만이 아니다. 패스트푸드 기업 맥도날드는 올 3월 이스라엘 AI 스타트업인 다이내믹일드를 3억달러(약 3500억원)에 사들였다. 고객들에게 AI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투자로 알려졌다. 미국 유통업체 월마트도 같은 목적으로 올 2월 이스라엘 AI 스타트업인 아스펙티바를 인수했다.

야론 와이젠블루스 PwC 파트너는 "최근 들어 이스라엘 IT 스타트업들에 대한 러브콜이 많아지면서 이들 기업이 몸값을 높일 목적으로 엑시트를 늦추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앞으로 이런 분위기가 더욱더 짙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PwC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투자되는 자금의 60%는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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