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규제로 주택 거래절벽…전세 불안 우려"

입력 2019-12-19 17:06   수정 2019-12-20 01:35

“12·16 부동산 대책이란 강력한 규제로 시장이 혼절 직전입니다. 당분간 주택 거래가 대폭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은 19일 ‘2020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서 “정부가 17차례에 걸쳐 내놨던 부동산 대책이 먹히지 않자 시가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금지와 같은 충격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부동산시장은 집값을 잡기 위해 각종 수단을 총동원했던 노무현 정부 말기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이 원장은 “2007년과 비슷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며 “서울 주택 수요자들은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시작한 투자는 결코 보호받지 못한다’는 격언을 되새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울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은 내년에 크게 높아질 것이란 게 그의 전망이다. 이 원장은 “12·16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서울 주요 지역은 당분간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후 매매시장이 회복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대폭 늘어나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의 부담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신규 주택 건설 물량이 줄어들면 집값이 오를 것이란 예상도 맞아떨어질지 의문”이라며 “과거 시장 흐름을 분석해보면 주택 준공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2년 집값이 바닥을 찍었고, 신규 공급이 급증한 시기에 주택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신규 공급이 줄어도 재고주택 매물이 쏟아지면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전세시장은 불안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이 원장은 “서울과 수도권에선 주택 구입을 미루는 주택 수요자가 대거 전세시장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이 내년까지는 크게 줄어들지 않아 어느 정도는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고 했다.

지방은 올해보다 집값 낙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원장은 “지방 주요 기업이 어려워지면서 부동산시장도 수년간 침체돼 미분양 주택이 누적됐다”며 “주택 구입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는 어렵겠지만 미분양 급증에 따라 내년엔 추가 공급이 줄어 사정이 올해보단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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