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에 도움 안돼"…美무역대표부도 우려한 '타다 금지법'

입력 2019-12-20 12:45   수정 2019-12-2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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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모빌리티 사업자도 택시 면허를 발급 받아야 하는 내용이 혁신 서비스에 진입장벽으로 작용, 소비자 공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20일 한국무역협회 워싱턴지부에 따르면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 발간을 위해 현지 주요 협회·단체로부터 의견서를 받았다.

무역협회 워싱턴지부가 정리한 한국 관련 내용을 보면, 미국 인터넷협회(IA)는 "한국에서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교통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모든 운전자는 택시 면허를 발급 받아야 한다. 이는 신규 참여자의 참여 비용을 상승시키는 조치로 공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같은 지적은 국내에서도 무수히 제기된 바 있다. 타다 금지법은 플랫폼 운송사업자가 사업을 하려면 택시 면허를 빌리거나 사도록 하고 차량을 확보해 기여금을 내도록 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 업계들이 강하게 목소리를 냈다. 대표적 인물이 이재웅 쏘카 대표다. 그는 연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비롯해 공식 석상에서 '국민 편익'을 강조하며 타다 금지법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타다 금지법이 정식으로 법제화되면 자본력을 갖춘 업체들이 국내 모빌리티 시장을 장악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스타트업들은 택시 면허 매입이나 기여금 비용이 부담스러운 반면 자금이 충분한 업체 입장에선 도리어 관련 규제가 명확해지면서 물량 공세를 퍼부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2015년 국내에서 자가용을 활용해 승객을 태우는 '우버엑스'가 택시업계 반발로 철퇴를 맞은 글로벌 최대 모빌리티 업체 우버는 방향을 틀었다. 한국 시장에 맞춰 택시호출 서비스 '우버택시'를 재출시하고 택시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사업 반경을 넓히고 있다.


다만 정부는 타다 금지법 논란과 관련해 모빌리티 정책은 각국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국내 상황을 고려해 택시 중심의 모빌리티 정책을 펴고 있다는 것.

김상도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지난 10일 "디디추싱은 일본에선 택시와 손잡고 출시했고 대만에서 렌터카 기반 택시 영업을 하던 우버도 문제가 불거지자 현지 법원이 이를 금지하도록 판결했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이처럼 각국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어떤 나라는 우버 콜 하나당 택시 발전기금을 내기도 하고, 다른 나라는 우버 면허를 따로 제한하기도 한다"면서 "각국 시장의 특성에 따라 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택시와 신산업의 균형감각을 맞추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타다 금지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다만 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으로 인한 여야의 극심한 대립으로 인해 12월 임시국회 개최가 불투명하다. 이에 타다 금지법 통과는 해를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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