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부동산 대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국의 모델하우스는 뜨거웠다. 영하의 날씨에도 장사진을 이루며 여전히 식지 않은 청약열기를 내뿜었다. 청약제도 변경을 앞두고 막바지 청약에 나서려는 수요자가 많은 데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로 인한 공급 위축 우려 때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은 새로 시행되는 대출 규제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20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 6개 단지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 일정에 들어갔다. 12·16 대책 이후 처음 분양하는 단지들이다. 거주기간 연장 등 강화될 예정인 청약 규제를 피하려는 수요가 집중되면서 구름인파가 몰렸다.
관심 지역인 위례신도시 호반써밋송파1·2차 모델하우스엔 오전에만 1000여 명이 방문했다. 이들 단지는 3.3㎡당 2200만~2260만원대에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모두 중대형 아파트인 까닭에 가구별 분양가는 9억~13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예비청약자들의 기대는 꺾지 못했다. 대형 주택형은 전체 물량의 50%를 추첨제로 선정하기 때문에 1주택자나 가점이 낮은 청약자도 당첨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위례신도시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대출이 어려워져 오히려 경쟁이 줄어들 수 있다”며 “어떻게든 대출을 받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이씨 같은 수요자들이 ‘호반 대출 문의’ 또는 ‘북위례 호반 대출’ 등의 게시글을 올리며 해법을 모색했다.
이들 단지 전용면적 108㎡의 분양가는 9억원 초·중반대다. 위례신도시 주변 단지 같은 면적대 가격과 비교하면 3억~4억원가량 낮다. 대출 규제에도 예비청약자들의 관심이 이어지는 까닭이다. 서울 광진구에서 모델하우스를 찾은 박모씨는 “분양가 상한제 확대 때문에 재고 아파트 가격 조정을 기다릴까 고민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서울과 가까운 새 아파트라는 희소성 때문에 분양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충분한 홍보기간을 갖지 못했는데도 예상보다 많은 방문객이 몰려 놀랐다”고 말했다.
같은 날 모델하우스를 연 홍은동 e편한세상 홍제가든플라츠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이 단지는 전용 84㎡ 기준 6억6900만~7억6600만원대에 분양가를 책정했다. 바로 맞은편에 2017년 입주한 북한산더샵의 같은 면적대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2억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분양 관계자는 “주변 아파트나 직전 분양한 단지들에 비해 낮은 분양가 때문에 예비청약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새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단지지만 이를 혼동한 문의가 많았다”고 전했다.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열기가 이어졌다. 경기 시흥 장현지구에서 분양하는 시흥장현 유승내한들퍼스트파크 모델하우스에선 개관 전부터 500여 명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유승종합건설 관계자는 “다른 수도권 거주자도 청약이 가능한 데다 대형 주택형은 당첨자 절반을 추첨으로 선정한다”며 “서울 가점 경쟁에서 밀린 수요자들의 전화 문의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대구 달서구 두류파크KCC스위첸 분양 관계자는 “기본 두 자릿수 경쟁률을 넘기고 있는 대구 분양시장의 열기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형진/최다은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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