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가져온 디자인"…확 달라진 K5에 2030이 반했다

입력 2019-12-20 17:08   수정 2019-12-21 00:38


“예쁘다”, “잘 빠졌다.”

공식 판매를 한 달여 앞둔 지난달 중순. 고속도로에서 시험 주행 중인 차량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자 이 같은 네티즌 반응이 쏟아졌다. 기아자동차의 3세대 K5 얘기다. 이어 이달 12일 출시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낸 K5는 한층 강렬해진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K5 1.6 가솔린 터보를 타고 경기 파주 헤이리마을에서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까지 80여㎞를 달렸다.

사활 건 디자인

K5의 첫인상은 날렵한 육상선수를 떠올리게 했다. 차체는 더 넓고 길어졌지만 높이는 낮아져 스포티한 느낌이 났다. 신형 K5의 전장(길이)은 4905㎜로 기존 모델보다 50㎜ 길어졌다. 업계에서는 통상 전장이 50㎜가량 늘어나면 ‘차급이 바뀔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고 여긴다. 전폭(너비)은 25㎜ 확대된 1860㎜, 휠베이스(앞뒤 바퀴축 간 거리)는 2850㎜로 동급 최대 수준이다. 전고(높이)는 20㎜ 낮아졌다.

확 달라진 인상을 받게 한 건 전면부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의 경계를 허물어 시원한 느낌을 줬다. 더 커진 그릴에는 검은색 상어 지느러미 패턴이 적용됐다. 헤드램프 바깥의 심장박동 그래프를 형상화한 주간주행등(DRL)은 날렵하고 역동적인 인상을 더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그릴을 반짝이는 크롬으로 제작해 보는 등 개발 과정에서 디자인에 각별히 신경 썼다”며 “압도적인 디자인으로 절대 잊히지 않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실내 디자인은 운전자와 승객의 편안함에 초점이 맞춰졌다. 쭉 뻗은 라인을 곳곳에 적용해 넓은 공간감을 나타냈다. 면을 복잡하게 비틀거나 꼬지 않고 정직한 비례율을 적용해 볼륨감을 살렸다. 12.3인치 클러스터(계기판)와 10.25인치 내비게이션이 수평으로 이어져 시원한 인상을 준다. 에어컨·히터·공기청정 기능 등은 터치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게 설계됐다. 변속 시스템은 고급스러운 다이얼 방식을 채택했다.

똑똑해진 음성인식 제어 기술도 특징이다. 기아차가 카카오의 인공지능(AI) 기술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3년간 협력해 개발한 기술이다. 운전하면서 “시트를 따뜻하게 해줘” “창문 열어줘”라고 말하자 자동차가 바로 기능을 작동했다. 다만 “실내 온도를 23도로 내려줘” “창문을 조금만 열어줘” 등 세밀한 명령에는 작동하지 않았다. 기아차와 카카오 엔터프라이즈는 앞으로 1~2년간 작동 기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시 부는 K시리즈 돌풍

K5는 기본기에도 충실했다. 안정감 있고 민첩한 주행 성능을 갖췄다. 가속 페달을 밟고 시속 90㎞까지 속도를 끌어올리자 대형 세단 못지않은 묵직함이 느껴졌다. 무게 중심을 낮춰 차량의 안정감을 더욱 높인 것도 특징이다. 고속 주행에서 흔들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것도 낮은 무게중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고속 주행에서 소음과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신형 K5에는 차세대 엔진인 ‘스마트스트림’이 장착됐다. 가솔린 2.0, 가솔린 1.6 터보, LPi 2.0, 하이브리드 2.0 등 4개 모델로 나뉘어 판매된다. 주력 모델인 가솔린 2.0 모델은 최고 출력 160마력, 최대 토크 20.0㎏f·m의 동력 성능을 낸다.


판매가 시작된 뒤 초반 시장 분위기는 뜨겁다. 지난달 21일 사전계약에 들어가 이달 12일까지 1만6000여 대가 판매됐다. 이 가운데 2030 비중이 53%로 절반이 넘는다. 20대는 27%, 30대는 26%다. 통상 중형 세단은 30대 고객 비중이 큰 편인데, 세련된 디자인을 앞세워 20대 고객의 선호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K3·K5·K7·K9으로 이어지는 K시리즈의 돌풍이 다시 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시리즈는 K7이 처음 나온 2009년 후 올해로 출시 10년을 맞았다. K시리즈는 새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기존 정체성을 계승하면서 미래적인 디자인을 선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6월 나온 신형 K7도 디자인을 두고 호평이 잇따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K시리즈는 550만여 대가 판매되며 기아차의 간판 투수로 자리잡았다”며 “신형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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