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복구 불가능?

입력 2019-12-20 19:20   수정 2019-12-21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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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최근 업무용 태블릿PC를 복구 업체에 맡겼다. 조카가 호기심에 태블릿PC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가열한 탓에 전원이 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자레인지에 전자기기를 넣으면 데이터 복구가 안 된다”는 말을 들었기에 체념한 상태였다.


놀랍게도 A씨의 데이터는 멀쩡했다. 기판이 망가졌어도 메모리 칩셋은 전혀 손상되지 않아 복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데이터 복구는 포기했었는데 앞으로 소문을 덜컥 믿어선 안 되겠다”고 했다. 디지털포렌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해도 쌓이고 있다. 전문가들과 하나씩 짚어봤다.

Q.전자레인지에 전자기기를 넣고 가열하면 데이터 복구가 불가능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마트폰은 걱정할 게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자레인지는 수분을 가열하기 위해 고주파와 자기장을 방출한다.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플래시메모리는 고주파나 자기장에 노출돼도 데이터가 쉽게 소실되지 않는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플로피디스크처럼 자성을 이용하는 저장매체는 데이터를 잃을 수도 있다.

Q.메신저를 지우고 대화방을 ‘폭파’하면 복구가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메신저·대화방이 삭제된 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느냐에 따라 복구 여부가 갈린다고 말한다.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는 서버에 대화방 기록을 저장한다. 대화방에 인원이 한 명이라도 남아 있으면 서버에 기록이 저장되지만 모든 인원이 나가면 통상 수일 내로 서버에서 기록이 삭제된다.

다만 대화방이 사라져도 개별 사용자 기기에서 기록을 복구할 수 있다. 사용자가 ‘삭제’ 버튼을 누르더라도 실제 데이터는 그 안에 다른 데이터가 덧씌워질 때까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데이터가 덧씌워지면 복구 가능성은 점차 낮아진다. 한 디지털포렌식 업체 관계자는 “데이터 복구를 어렵게 하기 위해 일부러 데이터를 여러 번 쓰고 지우는 프로그램도 널리 퍼져 있다”고 귀띔했다.

Q.텔레그램·아이폰을 쓰면 복구가 불가능하다?

텔레그램은 메시지를 암호화해 전송하고, 서버에서 기록을 삭제하는 기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텔레그램을 사용하면 일반적인 메신저에 비해 복구가 까다롭다고 한다. 다만 사용 방식, 스마트폰 기종 등에 따라 복구가 일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남은 임시 데이터를 복원할 수도 있고, 암호화 키 값을 찾아내는 식으로 복구는 된다”고 설명했다.

애플 아이폰이 높은 보안성을 갖춰 디지털포렌식을 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과장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사설업체 관계자는 “최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모든 데이터가 기본적으로 암호화돼 경우에 따라 아이폰보다 작업하기 까다롭기도 하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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