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은 22일 이 같은 내용의 ‘트리플케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혁신성장기업을 지원할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3단계 육성 전략 마련
트리플케이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총 2조1000억원을 혁신성장기업에 투자하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다. 그동안 신한금융이 혁신성장기업에 투자한 규모 중 최대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4500억원을 투자한 데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를 통해 핵심 스타트업 2000개를 발굴 및 지원하고,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가진 ‘유니콘 기업’을 10개 이상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명인 ‘트리플케이’는 알파벳 케이로 시작하는 세 가지 실행방안을 의미한다. 첫 번째 케이는 ‘코리아 크로스컨트리 플랜’이다. 서울·대전·호남을 잇는 세로축과 경기·영남의 가로축을 중심으로 혁신성장 지원 대상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이 지난 20일 대전시 스타트업 파크를 조성하는 데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이 방안의 일환이다. 대전시가 조성하는 스타트업 파크에 입주하는 기업 및 지원기관을 위한 활동공간을 구축하고,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전용 펀드를 조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혁신성장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코리아 투 글로벌 플랜’도 마련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으로 진출하는 것을 지원할 계획이다. 세 번째 케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범 국가적 유망 벤처기업 육성 계획인 ‘케이 유니콘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신한금융은 혁신성장기업을 위해 운영 중인 온라인·오프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퓨처스랩’, 창업자문 프로그램 ‘두드림 스페이스’ 등이다.
○혁신금융부터 챙긴 조용병
트리플케이 프로젝트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내년 3월부터 3년간 연임이 내정된 뒤 가장 먼저 챙긴 사업이다. 조 회장은 “아이디어와 기술력만 있으면 누구든 신한금융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최근 혁신금융성장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주요 경영진에게 “‘금융삼도(金融三道)’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삼도로는 신뢰, 개방성, 혁신을 제시했다.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바탕으로 금융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개방성을 통해 국가 경제를 혁신하는 토대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트리플케이 프로젝트는 금융삼도 중 개방성에 대한 실행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국내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금융부문의 혁신성장 기반을 닦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금융 판 키운다
신한금융은 올해 혁신성장기업을 지원하는 데 적극 나섰다. 지난 3월 전 그룹사 2000여 명이 참여하는 금융권 최대 규모로 혁신금융성장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후 기업대출 체계 혁신, 혁신성장기업 투자 확대, 혁신성장 플랫폼 구축 등을핵심 과제를 내세운 ‘혁신성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혁신성장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혁신기업에 62조원을 대출해주고, 2조1000억원을 직접 투자하는 게 핵심이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9개월이 된 지난달을 기준으로 대출 13조8000억원, 직접투자 4600억원, 직·간접 일자리 창출 5만2000여 개 등의 성과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직접투자 방안을 체계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추가로 내놓은 방안이 트리플케이프로젝트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올해가 혁신금융 사업을 추진하는 원년이자 시발점이었다면 앞으로는 트리플케이프로젝트를 통해 ‘제 2의 혁신금융 빅뱅’을 도모할 것”이라며 “혁신금융 관련 역량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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