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스피드부터 바꾼 권봉석의 LG전자

입력 2019-12-22 17:46   수정 2019-12-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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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인사에서 LG전자의 새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권봉석 사장(56·사진)이 회의 문화부터 바꾸고 있다. ‘1등 LG전자’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선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는 ‘스피드 경영’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권 사장은 최근 사업 본부별로 주요 임원 회의를 열었다. CEO 취임 이후 상견례를 겸한 이번 회의 분위기는 이전과 확연히 달랐다는 게 참석자들의 후문이다.

수십~수백 페이지에 달했던 회의 자료가 4페이지 안팎으로 크게 줄어든 게 대표적이다. 담당 임원들이 CEO를 바라보며 보고 형태로 하던 방식은 유지되지만 권 사장이 직접 프레젠테이션하기도 했다. 자연스레 회의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회의에 참석한 한 임원은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대해 논의하는 게 아니라 한두 가지 핵심에만 집중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권 사장의 경영전략 제1원칙은 ‘선택과 집중’이다. 한정된 인적·물적 자원을 성과를 낼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와 함께 일한 적 있는 임원들은 권 사장에 대해 ‘버려야 할 것과 집중해야 할 것을 찾아내는 데 귀재’라고 평한다.

그는 2015년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장(부사장)에 취임한 직후 TV 모델 수와 디자인을 확 줄였다. 니치(틈새) 상품은 버리고 주력 제품 개발, 판매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권 사장이 취임하기 전 적자였던 HE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이후 10% 안팎까지 껑충 뛰었다.

LG전자의 경영을 총괄하게 된 권 사장의 최대 과제는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의 흑자전환이다. 그는 올해 HE·MC 사업본부장을 겸임하면서 경기 평택에 있던 휴대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략통인 권 사장이 휴대폰 사업에서도 선택과 집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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