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현실화…조원태 회장에 반기 든 조현아

입력 2019-12-23 11:32   수정 2019-12-2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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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가(家)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됐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반기를 들고 나섰다. 조원태 회장이 선친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공동 경영 유훈과는 다르게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3일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자료에서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다"며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 측은 "조 전 부사장이 그동안의 개인적 불찰과 미흡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해왔다"며 "다만 한진칼과 그 계열사(이하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 상황과 관련해 불가피하게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 전 부사장은 작고한 고 조양호 회장의 상속인 중 1인이자 한진그룹의 주주로 선대 회장의 유지에 따라 한진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법무법인은 전했다.

조 전 회장이 생전에 가족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고 말하는 등 가족에게 공동 경영의 유지를 전한 점, 임종 직전에도 3명의 형제가 함께 잘해 나가라는 뜻을 밝힌 점을 법무법인 측은 강조했다.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이 선대 회장의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며 "상속인 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조 전 부사장과의 사이에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한진그룹 임원 인사가 단행되기 전 조 전 부사장이 경영으로 재차 복귀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으나 당시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은 바 있다.

아울러 법무법인 측은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이 결정되고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원은 "이에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조 전 회장의 별세 후 봉합됐던 오너가(家) 갈등설이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향후 남매 간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지주사 한진칼 주가는 급등세다. 오전 11시17분 현재 한진칼 주가는 전날보다 3000원(7.79%) 뛴 4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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