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전형적인 허위 보도"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23일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의 수첩에 VIP라는 단어가 있든 없든 대통령이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보도는 전형적인 허위 보도"라고 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하명수사 보도는 허위'라고 못 박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수석은 해당 브리핑을 하기 직전에는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지 소속 기관에 통보해 인사 조치를 할지는 민정수석실의 판단 권한"이라고 주장해 수사 가이드 논란을 일으켰다.
윤 수석은 "VIP라는 단어를 언론에 노출시켜 대통령을 공격하겠다는 의도가 성공했는지는 모른다"며 "그러나 빈약한 논리와 단어 몇 개로 진행하고 있는 대통령 선거개입 여론몰이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국민이 그 허구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수석은 "지난 18일 조선일보는 대통령을 가리키는 'VIP'라는 단어가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의 수첩에 적혀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업무일지는 검찰이 갖고 있다"며 "조선일보가 어떻게 검찰이 확보하고 있는 업무일지의 내용을 알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했다.
이어 윤 수석은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더라도 이 메모 내용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단정할 수 없다. 짐작과 추측에 의존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한일중 정상회의에 참석해 외교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나온 이러한 보도는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이날 지면을 통해 송철호 울산시장의 측근인 송병기 부시장 업무일지에서 'VIP, 임동호·임동욱은 용서할 수 없는 자들'이라는 메모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임동호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6월 울산시장 선거에서 송 시장의 유력한 당내 경쟁자였고, 임동욱은 동생이다. 현재 검찰은 송 시장 당선을 위해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 경선에 개입했는지 수사 중이다.
한편 윤 수석은 지난 15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청와대 인사들과 금융위원회 고위직 인사를 논의했다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존재 보도 등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윤 수석 발언이 나온 이후 이례적으로 "수사 결과를 보면 수긍하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즉각 반박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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