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車 | "119대원이 자기 아들만 챙겨도 되는 건가요?"

입력 2019-12-24 08:21   수정 2019-12-24 08:30


“아이가 먼저 차를 들이받았는데 저희가 보상해야 한다고 합니다.”

한 자동차 커뮤니티에 자신의 여자친구의 사고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한 한 남성이 피해 아동의 아버지가 119 대원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아들만 챙겼다고 지적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글을 게재한 A 씨는 “지난 14일 여자친구로부터 사고가 발생했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문을 열며 “이어 현장을 찾아가 보니 많이 당황한 모습의 여자친구와 함께,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이는 아이와 아이의 어머니가 같이 있는 것을 보았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밝혔다.

이어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에게 차가 먼저 다가온 건지 아니면 아이가 직접 차량을 들이받은 것인지에 대해 물어보았고, 계속된 추궁에 아이는 차가 먼저 다가와서 사고가 나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모습을 보고 화가 났지만 일단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기 전이라 우선 여자친구에게 차량 상태에 대해 먼저 물어보았다”고 밝히면서 “그 순간 아이의 어머니가 갑자기 화를 내며 ‘다친 아이 앞에서 그게 할 소리냐’며 울분을 토해냈고, 아이의 몸 상태만 걱정하는 듯한 모습에 그만 말다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그러던 중 자신을 119 대원이라고 밝힌 아이의 아버지가 찾아왔고, 그 역시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아이만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하며 “그 모습을 보며 ‘이런 사람에게 응급 상황 시 내 목숨을 맡겨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우선 대인접수를 해준 후 알아서 보험사와 연락하라는 말을 하고 현장을 빠져나왔다”고 밝히며 “다음날 보험사로부터 아이가 사고 후 통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79만 원에 합의를 보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한 뒤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보니 지나가던 아이가 먼저 차량 후면을 들이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왜 저희가 79만 원을 보상해줘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영상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횡단보도에서 후진을 하며 시야 확보를 소홀히 한 차량 과실이 크다’는 반응을 보이며 A 씨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A 씨가 남긴 비하성 댓글도 비난 여론에 불을 지폈다.

A 씨는 해당 글에 일일이 댓글을 달아 사고를 당한 아이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에 대해 거론하며 ‘임대아파트 사는 사람이 왜 남의 아파트까지 와서 피해를 주는지 모르겠다’, ‘보험사기꾼 같은 사람이 왜 나랏돈을 받는 공무원인지 모르겠다’등의 비하성 발언을 남기며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네티즌들은 “해당 사고는 차가 먼저 아이를 들이받은 것이 맞는 것 같다”, “후진을 하는 차량 과실이 큰 것이 일반적이다”, “해당 사고와 전혀 관련 없는 임대아파트 비하 발언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평소에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알 것 같다”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미나/조상현 한경닷컴 기자 doytt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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