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크리스마스 선물' 뭘까…美 외교가 '촉각'

입력 2019-12-24 07:50   수정 2020-03-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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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경우 대선 가도에서 자신의 외교 치적으로 꼽아온 성과가 물거품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잇따라 전화통화를 하면서 국제 대북 공조를 통해 도발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북한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론 침묵을 이어가는 중이다. 군 수뇌부가 강경대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북한의 두 째 '중대한 시험' 발표 직후인 지난 16일 "뭔가 진행되고 있다면 실망할 것"이란 경고를 보낸 게 마지막이다. 다만 미일 정상 통화를 발표하면서 북한의 최근 성명들에 대해 백악관은 '위협적'이라고 적시했다.

북한은 지난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 회의를 연 데 이어 조만간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고 그동안 예고한 '새로운 길'의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미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폭스뉴스는 "미 당국자들이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가능성에 대비해 높은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이 현실화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외교 정책 목표에 중대한 타격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북 정책 실패론은 지난 9월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입을 통해서도 터져나왔다. 볼턴 전 보좌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 야욕을 막았다는 주장은 허세"라며 "김 위원장이 미국을 모욕할 경우 정책 실패를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북한이 공언한 선물의 실체에 대한 다양한 추측도 나오고 있다. 공영라디오 NPR은 위성 발사체 발사와 지하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실험 등을 거론했다. NPR은 "위성 발사체의 경우 미국 입장에선 도발적인 것으로 간주할 수 있지만 북한은 평화로운 조치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협상을 위한 흥미로운 공간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위성 사진으로는 북한의 주요 발사장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미 과학자연맹의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핵실험과 관련해서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활동의 징후가 없다"며 "북한 입장에선 추가 핵실험을 하지 말라는 중국의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사거리가 훨씬 긴 신형 고체연료 추진체 미사일 발사가 우려된다"며 "일부 나라만 가진 고도의 기술이기 때문에 선제타격은 더욱 어렵다"고 지적했다.

NPR은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미사일의 종류가 중요하지만 일반인들 입장에선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느냐 여부 자체가 중요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중단을 엄청난 외교적 성과로 규정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루이스 소장은 ICBM 발사가 현실화할 경우 당장 외교적으로 경색된 국면이 연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무도 전쟁을 원하지 않더라도 뭔가 잘못될 가능성이 엄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판다 선임연구원 또한 "양국이 2020년 새로운 위기를 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CNN은 "ICBM 시험 발사와 같은 군사 도발보단 비핵화 협상 중단이나 핵무기 보유국 지위 강화 등을 포함한 새로운 대미 강경정책 노선일 가능성이 크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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