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초음속(하이퍼소닉) 무기를 배치한 나라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장했다. 극초음속은 소리보다 5배 이상 빠른 속도를 뜻한다.
25일 AP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군 고위 간부들과 회동에서 “현대사에서 처음으로 그들(미국)이 러시아를 따라잡으려 노력하는 시기가 왔다”며 “러시아 외에 다른 나라는 극초음속 무기가 없다”고 말했다. 과거 냉전 시대 소련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군비 경쟁에서 미국에 뒤처졌으나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는 주장이다.
푸틴 대통령은 극초음속활공체(HGV)인 ‘아방가르드’를 이달 중 배치한다고 밝혔다. 극초음파 미사일인 '킨잘'은 이미 실전 배치됐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3월 국정연설에서도 아방가르드와 킨잘을 언급했다. 당시 그는 아방가르드가 음속의 20배로 비행할 수 있는 대륙간미사일이라고 소개했다. 킨잘은 러시아 공군이 작년에 실전 배치했다. 음속의 10배로 비행할 수 있고, 사거리는 20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킨잘에는 핵탄두와 재래식탄두 등을 탑재할 수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주요 안보 사안으로 러시아 서부 국경 근처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병력을 늘리고 있다는 점과 지난 8월 미국이 중거리핵전력(INF)조약에서 탈퇴했다는 것을 꼽았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며 “우리의 기술은 더 훌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신형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핵추진 수중드론 ‘포세이돈’ 등 다른 미래형 무기 개발 작업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의 주장에 보탤 말이 없다”며 논평을 거부했다. 미국은 최근 몇 년간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 8월 “미국이 극초음속 무기를 갖기까지는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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