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재무제표 말고 외부 데이터에서 기업 미래 찾아라

입력 2019-12-26 18:49   수정 2019-12-27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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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하루에 3억5000만 장의 사진을 업로드하고, ‘좋아요’를 57억 번 누른다. 트위터에선 매일 5억 개의 트윗이 오가고, 유튜브에는 43만2000시간 분량에 달하는 동영상이 오른다. 각 게시물은 그날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했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를 공개적으로 기록한 일지와도 같다. 하지만 이런 수많은 디지털 흔적과 정보는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은 내부 데이터만 쳐다보기 급급하고 외부에서 그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웃사이드 인사이트》는 기업들이 놓쳐버린 디지털 정보를 활용하는 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글로벌 미디어 정보 분석업체인 멜트워터그룹을 이끄는 욘 리세겐 대표다.

대부분 기업은 외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재무제표와 같은 내부 데이터의 엄격한 분석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내부 데이터는 지난 사건의 최종 결과일 뿐이다. 저자는 “지난 분기 재무제표 같은 내부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백미러만 보면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며 “기업들은 전통적인 의사 결정에서 벗어나 ‘아웃사이드 인사이트(외부 통찰)’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웃사이드 인사이트는 경쟁 기업, 소비자, 납품업체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소셜미디어, 온라인 광고비 지출, 구인광고, 특허 신청 등 인터넷에 남기는 흔적을 추적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갈수록 치열해지는 기업 환경의 변화를 체감하고 예상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조직에서 전략을 입안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들은 과거를 바라보는 내부 데이터에서 벗어나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외부의 실시간 데이터에 근거해 전략과 의사 결정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외부 데이터들은 어떤 기업이 얼마를 투자하고 있는가, 소비자가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가, 미래의 시장 포지셔닝은 어떠한가를 간접적으로 알려준다”고 강조한다.

메신저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한 인도 토종업체 하이크와 미국 소매업체 레이스트랙, 스웨덴 시계업체 다니엘웰링턴은 아웃사이드 인사이트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들이다. 하이크는 인도에서 페이스북 메신저를 따라잡았다. 와츠앱에 이어 두 번째로 인기 있는 메신저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비결은 소셜미디어 분석에 있다. 앱 기능을 향상시킬 때마다 소셜미디어에서 확인된 소비자 선호에 철저히 바탕을 두고 진행했다.

레이스트랙은 매출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외부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 회사는 예산 책정에 사용되지 않는 외부 선행 지표를 이용해 예측 오차를 15%가량 줄였다. 다니엘웰링턴은 인스타그램을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삼았다. 소비자를 브랜드 홍보대사로 동원해 소셜미디어가 낳은 신세대 브랜드의 전형이 됐다.

저자는 앞으로 기업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외부 정보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단기적으로는 디지털 세상에서 일어나는 실시간 트렌드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세 가지 거시적 변화와 함께 정보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거시적 변화는 클라우드에 기반한 연산 능력의 발전, 인공지능(AI)의 발전, 외부 데이터의 폭발적 증가다.

저자는 미래에는 경영진의 직무가 오늘날과는 판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내부 데이터와 개인적인 통찰뿐 아니라 AI 등이 내놓은 예측에 따라 다양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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