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 찾아 달린 쌍용차…후진기어 넣은 르노삼성

입력 2019-12-26 17:27   수정 2019-12-27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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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노사가 내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선(先) 동결’하기로 했다. 올해 10년 연속 무파업으로 임단협 협상을 마친 데 이어 내년 임단협까지 별도 노사 협상 없이 동결하기로 한 것이다.

11분기 연속 ‘적자 늪’에 빠진 데다 은행 빚 상환 압박까지 커지자 순환휴직과 상여금 일부 반납에 이은 고강도 자구안을 연쇄적으로 쏟아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노사는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경영정상화를 위한 동의서’를 받고 있다. 동의서엔 2020년 임단협 동결 및 연말 일시금 100만원 삭감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올해 8월 기본급 4만2000원 인상과 일시금 350만원 지급 등을 담아 임단협에 합의했지만, 내년엔 임금과 복지 조건 등을 동결해 인건비를 최대한 절감하겠다는 취지다.

동의서엔 최근 내놓은 ‘2차 자구안’ 항목인 △상여금 200% 반납(전체 800%) △연말 성과급 및 생산격려금 반납 △연차 수당 지급률 변경(150%→100%) 등도 포함돼 있다. 이런 내용의 자구안에 대해 ‘법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문구도 담겼다. 쌍용차 노사는 직원 동의를 구하기 위해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사업장별로 ‘미래 생존을 위한 조합원 설명회 및 공청회’를 열고 있다.

쌍용차는 내년 초 복직 예정이었던 무급휴직자 47명에게 ‘무기한 휴직 연장’ 방안도 통보했다. 지난해 9월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중재에 따라 2009년 정리해고된 이들을 다음달 2일 다시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경영난 때문에 포기했다.

쌍용차 노사는 이 같은 ‘선제적 자구안’을 바탕으로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금 지원 등을 요청할 방침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hr >후진기어 넣은 르노삼성, 노조원도 꺼리는 '묻지마 파업'
파업시간 8시간으로 연장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회사를 상대로 투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부분 파업 일정을 전면 파업으로 바꾸고, 상경투쟁까지 하기로 했다. 노조는 공세를 높이고 있지만 파업에 동참하는 노조원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묻지마 파업’을 이어가는 집행부에 노조원들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24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당초 26일과 30일엔 주간조와 야간조가 각각 6시간씩 파업할 계획이었지만, 파업시간을 8시간씩으로 늘렸다.

노조는 사측이 노조의 파업 선언에도 주간조와 야간조를 합쳐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유로 도미닉 시뇨라 사장 등을 고소했다. 노조는 조만간 상경집회도 열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을 강행했는데도 회사가 생산라인을 가동하자 초조해진 것”이라며 “노조원들을 결집시키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고 말했다.

노조 집행부 의도와 달리 노조원들은 갈수록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추세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노조원의 파업 참가율은 23일 40.1%에서 24일 37.4%, 26일 32.9%로 떨어졌다. 노조원 세 명 가운데 두 명이 파업 참여를 거부했다.

지난해 10월~올해 6월 이어진 파업에서는 막바지에 가서야 파업참가율이 50% 아래로 떨어졌다. 이번에는 파업 시작부터 참가율이 저조했고, 파업 불참 인원 증가 속도도 빠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 노조원 사이에서 ‘파업을 계속했다간 르노 본사로부터 수출 물량을 배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노조원의 반발이 거세질수록 집행부의 파업 동력은 약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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