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생존율 끌어내린 갑상샘암 과잉진단

입력 2019-12-26 15:56   수정 2019-12-27 01:16

‘70.7%, 70.6%, 70.4%.’

2017년부터 올해까지 발표된 국내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이다. 암 환자가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 대비 5년 이상 생존하는 비율이다. 암 환자 생존율은 지난해 처음 감소세로 접어든 뒤 올해도 경향이 그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암 환자 통계를 발표하면서 10년 전 생존율 데이터만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의도적으로 나쁜 지표를 숨긴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립암센터 측은 “통계적으로 큰 의미가 없는 숫자이기 때문에 발표 내용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했다.

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매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발표한다. 국내 암 환자 추이를 분석해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통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2년 전 암 지표를 분석해 발표한다. 올해는 2017년 암 환자 분석 자료를 내놨다. 신규 암 환자는 23만2255명으로, 전년(23만1236명)보다 0.4% 늘었다. 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282.8명으로, 전년보다 6.6명 줄었다. 2017년 기준 기대수명인 83세까지 생존했을 때 우리 국민 35.5%가 암에 걸렸다.

지난해 0.1%포인트 떨어진 암 환자 5년 상대 생존율은 올해도 0.2%포인트 떨어졌다. 2011~2015년 암 진단을 받은 환자 생존율보다 2012~2016년, 2013~2017년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생존율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갑상샘암 환자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정규원 국립암센터 대외협력실장은 “2011년 갑상샘암 과잉진단 논란이 있은 뒤 갑상샘암 환자가 크게 줄었다”며 “생존율이 100%에 이르는 갑상샘암 환자가 줄면서 전체 암 생존율에도 영향을 줬다”고 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대장암 생존율도 낮아졌다. 암 환자 분석 대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정 실장은 “이전에는 악성종양으로 분류됐던 생존율이 높은 제자리암종이 양성종양으로 바뀌면서 암 환자 통계에서 빠졌다”며 “환자 분류에 변화가 있었을 뿐 실제 환자 양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담낭 및 담도암도 생존율이 0.1%포인트 낮아졌다. 고령 환자가 늘면서 사망 환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갑상샘암 환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대장암 환자 분류체계가 바뀌는 등의 통계적 변화를 제외하면 전반적인 암 환자 생존율은 높아졌다. 위암 폐암 유방암 간암 등 대부분 암종의 생존율이 올라갔다.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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