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시진핑 방한, 어떤 방문이냐가 중요하다

입력 2019-12-26 18:34   수정 2019-12-27 00:20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내년 방한 소식은 양국관계 발전에 기대를 갖게 한다. ‘사드 보복’ 철폐, 북한 핵문제 해결 공조 등 한·중 간 현안을 풀어나갈 계기로 삼자는 바람에서다.

그러자면 시 주석의 방한은 내용과 형식 모두 적합하고 타당해야 한다. 2014년 7월 이후 근 6년 만의 방한인 만큼 어떤 방문이냐가 중요한 것이다. 우리 외교안보당국은 치졸하기 이를 데 없는 사드 보복부터 푸는 데 사전 총력을 기울이면서 북한 핵에 대한 중국의 진일보한 해법도 듣도록 잘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달 초 4년 만에 방한한 왕이 중국 외교부 장관의 비상식적 언사와 행보가 되풀이돼선 곤란하다. 행여 내년 4월로 먼저 잡힌 일본 국빈방문길 앞뒤에 따라붙는 형식이라면 적절치 못한 방문이 될 수 있다. 6년 만에, 더구나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대한민국 방문이라면 서로 간에 절차와 격식도 중요하다. 이런 게 경시되면서 ‘대중(對中) 저자세 외교’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최근에는 양국 간에 이렇다 할 외교적 성과도 내지 못했다.

정상회담은 최고 수준의 외교다. 서로가 최대 성과도 낼 수 있는 반면 잘못되면 외교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2015년 9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많은 외교전문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뒤 우리 외교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안이하고 미숙한 당시 판단이 한·중 간 ‘비대칭 외교관계’를 초래했을 뿐 아니라 한·미, 한·미·일의 전통적 외교안보 축까지 뒤흔들어 버린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나.

시 주석 방한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겉만 요란한 이벤트가 돼서는 안 된다. 내년에는 여야가 건곤일척의 싸움을 벌이는 국회의원 선거도 있어 ‘국내 정치용’으로 변질돼서도 안 된다. 시진핑 방한에 너무 집착하다 중국에 불필요한 ‘약속’이나 ‘선물’을 안겨 자칫 본말이 전도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무엇보다도 중국에 할 말부터 하고 더 당당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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