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의 자회사 아크로스에 투자했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약 400억원 규모의 지분 전량을 휴젤에 매각한다. 당초 상장(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를 염두에 뒀지만 전략을 바꿔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하게 됐다.
26일 휴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아크로스 지분 19.2%(60만6000주)를 약 394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휴젤의 아크로스 지분율은 64.65%에서 83.83%까지 오른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2014스틱성장동력엠앤에이사모투자전문회사’는 2015년 아크로스 지분 34.4%를 인수했다. 당시 휴젤은 3년 뒤인 지난 9월까지 아크로스가 기업공개(IPO)가 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스틱에 약속했다. 이와 함께 IPO가 무산될 때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주식을 휴젤에 되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를 부여하기도 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말 아크로스의 지분 16.17%(약 400억원) 가량을 다른 기관을 상대로 매각한 바 있다. 정확한 인수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대형 증권사를 포함해 송현인베스트먼트와 SBI인베스트먼트 등이 인수자로 이름을 올렸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당초 IPO를 염두에 둔 엑시트(투자회수) 전략을 짰으나 아크로스의 상장 계획이 무산되면서 지분 매각으로 방향을 바꿨다. 휴젤에 따르면 이번 지분 매각은 풋옵션 행사가 아닌 상호 합의에 이뤄졌다. 인수 당시 가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수 당시 지분 34.35%의 매각가로 약 800억원 가량을 벌어들이면서 상당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아크로스는 보톡스 제조 및 판매업체 휴젤의 비상장 자회사다. 히알루론산이 원재료인 HA필러(Hyaluronic Acid)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아크로스는 투자가 이뤄진 2015년 매출 229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359억원, 영업이익 212억원으로 성장했다.
휴젤은 이번 지분 인수를 위해 4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 올해 3·4분기 기준 휴젤은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 5953억원을 보유하고 있어서 주식을 매입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휴젤 측은 “종속회사 지분 추가 확보를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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