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의 영장 청구가 얼마나 무리한 판단인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 대변인은 “법원의 기각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검찰은 직권남용이란 이유로 영장을 청구한 바 있는데 향후 직권남용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법원의 최종 판결에 의해 명확하게 판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당초 법원의 기각 결정 이후 청와대는 공식 의견을 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의 청와대 재직 시 직무와 관련된 사안이라 입장을 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법원이 ‘범죄의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점에 무게를 뒀다. 담당 판사가 영장을 기각하면서 ‘혐의가 소명되고 죄질이 좋지 않다’고 표현한 부분에 대해서는 “결국 어디까지가 직권남용 범위인지는 법원에서 명확하게 판결이 내려질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의 공수처법에 대한 비판과 관련한 방침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추 장관 임명을 1월 첫째 주에 마무리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오는 30일 청문회를 마친 뒤 여야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경우 사흘 안팎의 기한을 주고 재송부 요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극한 대립 상황을 고려하면 보고서 채택이 여의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청와대는 큰 흠결이 나오지 않을 경우 이르면 내년 1월 3일 또는 6일까지 추 후보자를 임명해 법무부 장관 공석 사태를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속도감 있는 검찰개혁 의지를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명운을 걸고 대한민국의 최대 권력집단인 검찰을 개혁하려고 나선 것”이라며 “당분간은 외길 수순”이라고 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전관예우와 스폰서 비리, 사법비리 검사 기소율 0.1% 등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를 이제 끝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형호/김소현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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