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수 6만9000여 명인 일본 최대 노조의 결단은 4차 산업혁명이란 전쟁에 임하는 일본 기업들의 절박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도요타는 지난해 매출 30조엔(약 320조원)을 돌파하는 등 탄탄한 실적을 거둬, 노조로서는 더 많은 요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노조는 “글로벌 차(車)산업의 급격한 환경변화에 맞춰 전통적 인사관리시스템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경영진 요구에 화답해 선뜻 동의한 것이다.
폭스바겐그룹,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선두 경쟁을 펼치는 도요타 노조의 상생행보는 투쟁일변도인 한국 거대노조들의 구태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생산대수 400만 대를 밑돌며 차산업 생태계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국내 자동차 노조들은 파업과 태업을 반복 중이다.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건만 “경쟁사보다 더 받아야겠다” “작업 중에도 휴대폰을 봐야 한다” 등 저급한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두 나라 노조의 이런 차이가 일자리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한국과 달리 일본의 11월 실업률은 2.2%로 27년 만의 최저다. 한국의 거대 노조들이 이제는 정말로 달라져야 한다.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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