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23조의 거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KT를 이끌어갈 차기 회장에 구현모 KT 사장(사진)이 낙점됐다. KT는 11년 만에 내부 출신 인사를 회장으로 선임하게 됐다.
KT 이사회는 27일 차기 회장 후보로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을 확정했다. 구 후보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김종구 KT 이사회 의장은 "구현모 후보는 ICT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췄으며,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고, 확실한 비전과 구체적 전략을 제시해 KT의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KT 이사회는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총 37명의 사내·외 차기 회장 후보군을 심사했다. 이달 12일 후보군을 9명으로 추렸고, 회장후보심사위원회가 전날 이들에 대한 심층 면접을 실시했다. 면접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10분까지 약 12시간 동안 마라톤으로 진행됐다.
KT 이사회는 회장후보 선정 과정에서 고객, 주주, KT 그룹 구성원들로부터 청취한 의견을 대표이사 경영계약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사회가 요구한 내용은 회장 직급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변경하고 급여를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출 것, 임기 중 법이나 정관을 위반하는 과실이나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이는 것 등이다.
김종구 의장은 "KT 이사회는 회장 선임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현직 인사로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다. 1964년생으로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과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1987년 KT에 입사해 사장직까지 올랐다. 현재 유무선 사업 개인고객을 담당하는 커스터머 조직을 이끌며 인터넷TV(IPTV), 가상현실(AR)·증강현실(VR) 관련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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