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열린 '혜화역 시위'…"설리·구하라 여자라서 죽었다"

입력 2019-12-28 17:52   수정 2019-12-28 17:53


"지난 두 달간 우리는 두 명의 자매를 잃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마로니에공원 앞에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모인 인원들이 페미사이드(femicide) 철폐를 촉구하며 여성 혐오 범죄가 일어나는 현실을 비판했다.

페미사이드란 성폭력 살인이나 증오 범죄 등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사건을 의미한다.

주최 측 추산 2000여 명의 참석자는 페미사이드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로 검은색 옷을 입고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집회에 임했다.

이들은 △국가가 여성들에게 기본적인 울타리가 되어줄 것 △페미사이드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 △페미사이드와 성 불평등을 타개할 실질적 대책들을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한국은 '몰카', '리벤지포르노(사이버 성폭력)', 데이트폭력, 가정폭력, 여성 대상 강력범죄 등의 기사가 매일 쏟아지는 나라"라면서 "더는 한 명의 여성도 여성 혐오로 잃을 수 없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빨간색 물감을 손바닥에 묻히고 "페미사이드 스톱(Stop)"을 외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혜화역 시위는 지난해 5월 '불법 촬영 성 편파 수사 규탄 시위'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열린 시위에서는 주최 측 추산 11만 명의 참가자가 모이기도 했다.

지난해 시위를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가 주도한 것과 달리 올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인 개인 참여자들 중심으로 꾸려졌다.

한편 주최 측은 고(故) 설리(본명 최진리·25), 고 구하라(28) 씨가 여성 혐오로 인해 사회적으로 타살당한 것에 분노해 이날 집회를 주최했다고 밝혔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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