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연구본부 곽창근 연구원팀은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해 이같은 현상을 확인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잠을 잘 못 자면 복부비만이 생기기 쉽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있다. 수면이 부족하면 혈중 식욕 억제 호르몬 '렙틴' 분비가 감소하고, 식욕 증가 호르몬 '그렐린' 분비가 증가되기 때문이다. 렙틴은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체지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호르몬이다. 비만한 사람일수록 혈중 렙틴 농도가 높다. 그렐린은 '공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연구팀은 복부비만의 위험을 낮추는 적정 수면효과가 지방 섭취율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적정 수면은 미국 수면재단 가이드라인인 '7시간'을 기준으로 했다.
적정 수면을 취했을 경우 지방섭취율이 13~26%인 사람들에게서 복부비만 감소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반면 섭취율이 13% 이하로 낮거나, 26% 이상으로 높은 경우 적정 수면과 복부비만간의 상관관계가 약했다. 살을 빼려고 지나친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는 것보다 적절한 지방 섭취가 오히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식품연 관계자는 "충분한 수면을 취할 경우 복부비만 저하 효과는 적정량의 지방을 섭취하는 경우에만 한정된다는 사실을 역학 연구를 통해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식이 및 영양분야 국제학술지 '뉴트리언트'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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