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인재영입 2호는 장애인 모친과 전국 울린 원종건

입력 2019-12-29 15:24   수정 2019-12-2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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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인재영입 2호' 주인공은 14년 전 시각장애인 어머니와의 이야기로 전 국민을 울렸던 원종건(26) 씨였다.

민주당은 29일 국회에서 인재영입식을 열고 두 번째 영입 인재인 원 씨를 공개했다. 지난 26일발레리나를 꿈꾸던 여성 척수장애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가 '영입인재 1호'로 공개된 지 3일 만이다.

원 씨는 지난 2005년 MBC 프로그램 '느낌표'의 '눈을 떠요' 코너에서 시·청각장애인 어머니와 함께 출연했다. 당시 심장 질환을 안고 태어난 여동생이 스웨덴으로 입양되고 아버지는 간 경화로 세상을 떠난 뒤, 시·청각 장애인인 어머니와 기초생활수급비로 살아가던 원 씨의 사연은 많은 시청자를 울렸다.

그의 어머니인 박 씨는 방송을 통해 각막 기증을 받아 개안 수술을 받았다. 이후 각계에서 후원 의사를 밝혔지만 원 씨는 사양했다. 박 씨는 지금도 폐지를 수거해 모은 돈을 복지시설에 기부하고 있고, 원 씨 역시 지금까지 50차례 이상 헌혈을 하거나 '벙어리장갑 호칭 개선 캠페인'을 벌이며 적극 봉사하고 있다. 원 씨는 어머니와 함께 사후 장기 기증도 서약했다.

또 청각장애인과 수어통역사를 연결하는 앱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인정받은 그는 2015년 삼성행복대상 청소년상을 받았다. 2016년에는 대한민국 인재상과 서울시 청년상을 각각 수상했다.

경희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한 원 씨는 현재 이베이코리아 기업홍보팀 소셜임팩트 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장애인 인권과 처우 개선, 소외계층 지원 강화 등을 주제로 강연도 하고 있다.

원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는 특별히 가진 것 없고 별로 내세울 것 없는 27세 평범한 청년"이라며 "굳이 다른 점을 찾는다면 저와 제 어머니는 감사하게도 사회로부터 받은 것이 많아 빚을 졌고 그걸 축복처럼 여기는, 운이 좋은 사람들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와 어머니는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을 나누기 위해 나름 노력하며 살았다"며 "장애를 가진 한 가난한 여성이 어린아이를 홀로 키우며 살아가기 쉽지 않았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살 수 있다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민주당의 영입 제안에 응한 이유에 대해선 "어머니께 그런 분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했더니 어머니는 '세상이 널 키웠다. 이제 네가 세상에 효도해라'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원 씨는 "지금 수많은 아이들과 청년들이 꿈 앞에 주저하며 망설이고 있다. 가난 때문에, 학벌 때문에, 차별 때문에 꿈 꿀 권리마저 포기당하고 있다"며 "저는 이 땅의 청년들이 '때문에'라는 말 대신 '덕분에'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정치를 꿈꾼다"고 강조했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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