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이유는 두려움일 것이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은퇴 후 노후자금으로 돈을 얼마나 준비해야 하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명확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피하면 경제독립은 점점 요원해진다. 경제독립을 포기하면 현명하지 못한 소비를 하게 되고 그럴수록 경제독립의 길은 더 멀어진다.
은퇴 후 노후 자산 관리법칙으로 많이 쓰이는 ‘4%룰’이라는 것이 있다. 윌리엄 벤젠이라는 재무관리사가 연구한 것으로 은퇴할 시점의 자산을 기준으로 여생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금액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4%가 1년 생활비라고 가정했을 때, 은퇴 시 10억원이 있다면 원금의 4%인 4000만원 정도를 연간 생활비로 쓸 수 있다. 매달 333만원 정도 되는 돈이다. 하지만 은퇴시점의 자산이 5억원이라면 연간 생활비는 2000만원으로 줄어든다. 한 달에 166만원에 해당하며 최저생활비 수준의 금액이다.
문제는 수명 연장이 4%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4%룰은 퇴직 첫해 노후 자산의 4%를 인출액으로 삼고 이듬해부터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해서 은퇴자금을 빼 쓰는 방식이다. 4%룰을 기준으로 노후 자산을 30년 이상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산이 주식에 투자돼 있어야 한다. 주식에 투자하지 않을 경우 노후자산이 다 없어지는 시점이 30년 이내로 단축된다. 60세에 은퇴하고 5억원의 은퇴자산에 4%룰을 적용했을 경우 85세가 되는 시점에 모든 자산은 소진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금처럼 기대수명이 계속 늘어나 노후자금으로 30년 이상 살아야 한다면 방법은 세 가지다. 4%룰을 더 낮게 수정하든지, 자산을 주식 및 펀드 등 수익률 높은 곳에 투자하든지, 아니면 은퇴 시점의 자산을 더 많이 준비해두는 것이다. 4%룰을 꼭 기억해야 한다.
개개인의 경제 상황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어느 정도의 은퇴자금이 필요한지 일반화할 수는 없다. 여러분의 사정은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적절한 생활비를 예상하고 이를 근거로 필요한 은퇴자금을 계산해야 한다. 은퇴하기 전에 반드시 그 이상의 금액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목표를 향해 매일 조금씩 다가가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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