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는 유망 기업들에 알라딘 요술램프처럼 원하는 점 세 가지를 말해보라고 합니다. 합법적이기만 하면 뭐든 들어준다는 것이죠.”(프랑스 스타트업 육성 공공프로그램 ‘프렌치테크’의 카트 보를롱강 국장)
프랑스는 올해부터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120곳을 뽑아 1년 동안 기업이 요청하는 사항 세 가지를 무조건 들어주는 ‘알라딘 모드’ 정책을 시행한다. 어떤 기업이 “한 달 안에 미국 싱가포르 브라질 등지에서 30명을 채용할 계획인데, 이들 가족의 비자 문제를 처리해달라”고 부탁하면 정부가 빠르게 해결해주는 식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과 동시에 “프랑스를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들의 나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프랑스 정부는 공기업 지분 매각과 기관투자가 유치 등을 통해 50억유로 규모의 기금을 조성, 스타트업 지원에 활용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인재를 끌어모으기 위해 ‘기업이 원한다면 국적 및 각종 조건에 상관없이 채용 가능한’ 개방적인 비자 제도를 마련했다.
‘유니콘 성지’로 통하는 영국은 2017년부터 ‘테크 네이션’ 정책을 펴고 있다. 영국 전역에 디지털 거점을 만들고, 전 세계 유망 기술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테크 로켓십 어워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핀테크(금융기술), 인공지능(AI), 게임 등 디지털 분야 창업자에게 5년 이상 영국에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발급한다.
영국 정부는 투자자가 테크기업에 투자할 경우 기업이 사업화에 실패해도 최대 75%까지 세금 환급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초기 기업투자법(SEIS)’도 제정했다.
룩셈부르크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를 내세워 유럽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법인세율을 15~17%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유럽 최초로 가상화폐 거래를 허용하는 등 정부가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구글, 아마존, 페이팔 등 글로벌 기업들이 유럽 본부 및 데이터센터 거점으로 룩셈부르크를 택한 이유다.
파리=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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