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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새로운 스타
양준일은 1990년대 초 ‘반짝’ 인기를 얻었다. 미국 대학을 다니던 1991년, ‘리베카’란 노래가 담긴 앨범을 냈다. 일부 마니아층이 생겼지만 거기까지였다. 서태지가 등장하기 전이었던 만큼 자유분방한 춤과 날 것 같은 가사는 대중적 인기를 얻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영어 가사를 많이 쓴다”는 이유로 방송 출연 정지까지 당하면서 그는 무대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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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계 러브콜 이어질 듯
양준일은 30일 롯데홈쇼핑의 유튜브 광고 모델로 등장했다. 생애 첫 광고 데뷔작이다. 그의 인기곡 ‘리베카’를 개사해 만든 뮤직비디오 콘셉트의 영상으로, 롯데홈쇼핑의 유료회원제 ‘엘클럽’을 알리는 내용이다.
그를 직접 섭외한 롯데홈쇼핑 마케팅전략팀 담당자는 “수소문 끝에 양씨의 미국 현지 번호를 알게 됐고 직접 연락하며 여러 번 부탁해 광고를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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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클럽에서는 여러 회사가 광고주로 꼽히고 있다. ‘오뚜기처럼 돌아왔다’는 의미에서 식품회사 오뚜기도 온라인상에서 자주 언급된다. 양준일이 빨래 건조기를 만드는 가전업체 모델로 나설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가 2001년 발표한 노래 ‘Fantasy’에 “빨래를 걷어야 한다며 기찰 타고 떠났어”라는 가사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양준일 신드롬’ 왜?
광고계까지 넘어온 양준일 신드롬은 새로운 콘텐츠 성공 공식을 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뉴트로라는 트렌드와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유튜브 채널(온라인탑골공원)이 만난 지점에서 새롭게 발견된 옛 가수라는 게 첫 번째다.
30년이 지나도 어색하지 않은 시대를 앞선 감각과 역경을 딛고 꿋꿋이 살아온 스토리도 한몫했다. 작사해줄 사람이 없어 직접 해야 했고, 1990년대 초 정서에 맞지 않아 반강제로 방송가에서 퇴출당한 그에게 대중은 ‘시대를 앞서간 비운의 천재’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생활고로 영어 강사로 일한 경력, 2015년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웨이터로 일하며 생계를 걱정하는 모습은 인간적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그러면서도 겸손과 따뜻함을 잊지 않는 인간적인 면모도 대중에게 매력으로 다가갔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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