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경기침체와 제조업 불황으로 신차와 중고차 시장이 모두 제자리걸음을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에서 신차는 164만9710대가 등록돼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약 2.8% 줄었다. 중고차는 같은 기간 330만834대 거래돼 작년보다 5%가량 감소했다.
신차와 중고차 시장의 거래량 감소는 국내 자동차산업에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가, 매각 방식은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중고차 경매가 인기를 끌었다. 현대글로비스의 중고차 매입 전문서비스인 ‘오토벨’이 2019년 중고차 시장을 결산했다.
○앞으로는 친환경차가 ‘대세’
세계적으로 환경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완성차 업체들의 ‘친환경차 공략’이 대세가 된 한 해였다. 국내 친환경차 판매도 순항 중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친환경차 내수 판매량은 12만5046대로 작년 동기보다 약 12.4% 증가했다.
이런 경향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같은 기간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에 출품된 친환경차는 2965대로 작년(1226대)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이 앞다퉈 친환경차를 출시하고 있다”며 “앞으로 중고차 시장에서도 친환경차의 공급과 수요가 모두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대수는 성장, 수출 단가는 주춤
중고차 수출은 국내 중고차 가격에도 큰 영향을 준다. 중고차 업체는 수출 가능성까지 고려해 매입가를 정하기 때문이다. 올해 중고차 수출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해 중고차 수출 대수는 처음으로 40만 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다만 매년 하락하고 있는 대당 수출 단가는 중고차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2년 중고차 수출은 대당 평균 5320달러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해에는 3000달러가 채 안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국들이 최신 차량보다 비교적 노후되고 저렴한 차량을 더 선호하는 것이 주된 이유다. 국내에서 수출되는 중고차 중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리비아가 대표적이다. 오래된 연식의 차량 매각을 고민하고 있는 차주라면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중고차 매도 방식이 바뀌고 있다
중고차 매도 트렌드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엔 중고차 경매가 주목받고 있다. 지인을 통한 직거래나 매매상을 통한 차량 매각에 번거로움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늘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중고차 경매업체가 추산한 국내 중고차 경매의 유통 분담률(전체 업자 매매에서 중고차 경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0%에서 6.2%로 오르며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중고차 거래량이 작년보다 5% 하락했음에도 경매 시장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로 평가된다.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의 올해 1~11월 평균 낙찰률 또한 65.3%로 작년 동기 62.8%에 비해 증가했다.
새로운 중고차 매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중고차 경매는 소유자가 차량을 출품하면 경매장에서 경쟁 입찰을 통해 가장 높은 값을 제시한 매매 업체에 차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미국과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돼 있다. 중고차 경매는 공정한 경쟁입찰 방식과 투명한 유통 과정으로 중고차 거래 문화의 선진화를 앞당기고 있다.
김정원 현대글로비스 연구원 garden@glovi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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