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은 집주인 탓이라는 정부…"과열 징후땐 추가대책 마련" [식후땡 부동산]

입력 2019-12-31 12:50   수정 2019-12-31 13:06


집값이 떨어지는 건 정부의 덕분이고, 전셋값이 오르는 건 집주인 때문일까요? 십이십육(12·16)대책 이후 시장이 예상대로의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합헌결정까지 나오면서 시세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2억~3억원씩 내린 급매물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전세시장은 다릅니다. 대출을 강력히 묶는 정부 대책으로 집을 사기 부담스러운데다,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를 기다리는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전세수요는 학군 우수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부는 전셋값이 오르는 건 집주인 탓이라며 추가대택을 마련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오늘은 나날이 치솟고 있는 전셋값을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서울 전셋값 6개월 연속 상승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6개월 연속 상승했습니다. KB부동산 리브온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7월부터 12개월까지 오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곳은 학군수요가 집중된 지역입니다.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 일대가 많이 올랐습니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면적 84㎡)는 지난 10월만 해도 13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15억원에 거래됐습니다. 목동 3단지(전용 95㎡)의 경우 지난 10월에 6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8억원에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전세가격전망도 3년 내 최고치

전세가격전망지수가 3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상위 20%의 전세 중위값은 사실상 고가 아파트 매매가 수준까지 근접했습니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에 따른 자료입니다. 서울 지역 전세가격전망지수는 117.3으로 연초 78.9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지수는 100을 넘을수록 상승 예상을 의미합니다. 이 지수가 117을 넘은 것은 2016년 1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입니다.

고가 전세 시장의 상승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서울 주택 5분위(상위 20%)의 전세 중위값은 8억3261만원으로 정부가 고가 주택 기준가격으로 제시한 9억원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연초만 하더라도 8억580만원이었습니다.

◆홍남기 "전셋값 과열 징후땐 추가대책 마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세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한 추가 부동산 대책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봉 부총리는 “자가 주택자보다 전세를 이용하는 사람이 더 서민층이므로 가격 동향을 각별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 부총리는 십이십육(12·16) 대책 이후 일주일 사이에 부동산 시장이 안정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고가주택 추격매수가 감소하면서 그간의 상승세가 점차 안정될 것이다"라고 정마했습니다. 지난해 구일삼(9·13) 대책 당시 보다 효과가 빠르다고도 평가했습니다.

◆전세대출 후, 9억원 넘는 집 사면 대출 회수

금융위원회가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투자 방지' 대책을 내년 1월 중순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전세대출을 신규로 받은 이후 시가 9억 원 넘는 집을 사거나 다주택자가 되면 즉각 전세대출을 상환해야 한다는 겁니다. 해당 규정이 시행되기 전에 전세대출을 받아 놓은 사람은 바로 상환하지 않아도 되지만, 만기 연장은 어려워집니다.

다주택자, 9억 원 넘는 집 보유자는 서울보증보험(SGI) 보증 역시 금지됩니다. 신규로 전세대출을 받은 차주가 다주택자가 되거나 9억 원 넘는 집을 사면 만기 전이라도 대출금을 즉각 상환해야 합니다. 다만 금융당국은 직장,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 등은 예외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 강남 재건축 3억 내린 급매물 나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시세보다 2억~3억원 값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각종 규제로 재건축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15억원 이상 아파트 대출 금지로 매수자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어서 입니다.

대표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 주공5단지(전용 76㎡) 주택형이 19억원대에 매물이 나왔습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22억원이었던 매물이었습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76㎡)도 호가가 21억원까지 올랐지만 최근엔 19억원대 후반까지 낮아졌습니다.

◆4주택자 취득세 4배까지 늘어나

내년부터 집을 세 채 이상 가진 사람이 네 번째 집을 살 때부터 내는 취득세가 지금에 비해 최대 4배까지 늘어납니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세법 일부개정안'이 시행된다고 밝혔습니다.

4주택 이상 다(多)주택 세대의 주택 취득세율을 1~3%에서 4%로 올리게 됩니다. 예를들어 3주택자가 6억원짜리 주택 한 채를 추가로 매입하는 경우, 취득세는 600만원(1%)에서 2400만원(4%)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또한 단일 세율이 적용되던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주택 취득세율도 취득가액에 따라 세분화됩니다. 기존에는 취득세율이 2%로 같았지만, 가격에 따라 세율이 1~3%로 세분화됩니다. 6억원 초과~7억5000만원 이하 주택의 세율은 2%에서 1~2%로 낮아지고, 7억5000만원 초과~9억원 이하 주택의 세율은 2%에서 2~3%로 높아집니다.

식후땡 부동산은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오디오'로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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