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별명은 ‘소통왕’이다. ‘직원 개개인 모두 KT의 주인’이란 신념으로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대화의 구현모임’ ‘포커스 미팅’ ‘런치 소통’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6300명의 임직원을 만났다. 현재 맡고 있는 커스터머&미디어 부문 전체 직원 1만2000여 명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여기에서 나온 아이디어와 전략으로 지난해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미디어 사업 전략을 짰다.
‘대화의 구현모임’은 스태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토크 콘서트다. 회사 경영 방침 등에 대해 격의없이 논의하는 자리다. 지역 현장을 방문할 땐 ‘포커스 미팅’을 했다. 구 내정자가 직접 경영 방향을 설명하고, 현장 직원의 질의응답을 받는 등 자유롭게 토론을 벌였다. 사내 식당에서 유관 부서 임직원과 식사하고 차를 마시며 대화하는 ‘런치 소통’도 있다. 젊은 신입사원들의 얘기를 듣기 위해 밀레니얼 세대 직원을 대상으로 특강도 했다.
2002년 민영화 이후 KT가 ‘주인 없는’ 기업이 되자 정치권과 정부 등 이곳저곳에서 주인 행세를 했다. 외풍에 CEO가 갈렸다. 지난해 말 이런 ‘낙하산 인사’의 고리를 끊어냈다. 올해 3월 12년 만에 처음으로 KT 출신인 구 내정자가 수장에 오른다.
외압에 주인이 바뀌는 수난사를 겪었던 KT가 ‘직원 모두가 주인’이란 신념을 가진 CEO를 맞게 됐다. 구 내정자의 ‘주인 리더십’이 KT를 어떻게 변모시킬지 관심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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