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기업들이 눈에 띄는 이색 시무식으로 한 해를 열었다. 틀에 박힌 ‘훈화 말씀’ 대신 직원과 대표가 직접 소통하고, 기부하는 시무식으로 새해 첫 업무를 시작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시무식 연단에 서는 대신 아침부터 회사 로비에 서서 직원들을 맞이했다. 유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출근하는 모든 직원을 맞으며 한 명씩 악수하고 덕담을 주고받았다. 유진그룹은 한자리에 모여 신년사를 듣는 시무식에서 벗어나 임직원들이 한 명씩 새해 인사를 나누는 행사를 매년 이어오고 있다.
새해 첫 업무를 기부로 시작하기도 했다. 유진그룹은 1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 2020 나눔 캠페인’에 3억원을 기탁했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연말에 집중되는 기부를 새해에도 이어가자는 취지”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부로 첫 공식업무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바텍의 자회사 바텍네트웍스는 새해 첫 출근길마다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행복한 저금통’을 선물한다. 직원들은 가정과 회사 생활에서의 행복을 위한 약속을 정하고 한 해 동안 이를 지킬 때마다 저금을 한다. 연말이 되면 저금통을 회수해 대형 트리로 만들어 전시한다. 이렇게 모인 기금은 매년 이웃과 지역사회에 기부하고 있다.
공영쇼핑은 전 직원이 함께 떡국을 먹으며 첫 근무를 시작했다. 400여 명의 직원이 서울 마포구 사옥에서 함께 떡국을 먹으며 덕담을 나눴다. 공영쇼핑 관계자는 “개국 5주년을 맞아 올해를 실적이 흑자로 돌아서는 원년으로 삼자는 이야기가 오갔다”며 “‘떡국 시무식’을 시작으로 새해에는 열린 대표이사실 운영, 임직원 간담회 등 소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생교육 전문기업인 휴넷은 업무 첫날 시무식 대신 ‘도시락 미팅’을 했다. 조영탁 대표와 팀장들이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먹으며 각자의 새해 각오를 돌아가며 1분씩 들었다. 휴넷 관계자는 “새해에는 임직원 간 소통이 더 원활해지기를 바라며 만든 자리”라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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