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교보·미래에셋 등 주요 생명보험회사는 보험료 산출의 기준이 되는 예정이율을 오는 3~4월부터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조만간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의뢰하는 등 준비 작업에 들어간다. 현재 주요 보험회사의 예정이율은 2%대 중반 수준이다.
예정이율이란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서 거둔 보험료를 굴려 보험금 지급시점까지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예상 수익률을 말한다. 예정이율이 내리면 보험료는 자동으로 비싸지고, 예정이율이 오르면 보험료는 싸진다. 통상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하면 보험료는 5~10% 인상된다.
예정이율은 보험회사마다, 상품마다 다르게 정할 수 있다. 보험업체 관계자는 “예정이율 인하 시점부터 종신보험을 중심으로 주요 상품 보험료를 7~8%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 가입자에게는 영향이 없고 신규 가입자에게만 적용된다. 종신보험은 월 보험료가 10만~20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 상품이어서 소비자 부담은 월 1만~2만원가량 높아지게 된다.
예정이율 인하는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험사들은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예정이율 인하를 자제하길 원하고 있지만, 운용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더 미루기가 어렵다”고 했다. 상위권 업체가 예정이율을 먼저 내리면 중하위권 업체들이 뒤따라가는 게 일반적이다. 보험료 인상 전까지 가입자를 최대한 끌어모으려는 이른바 ‘절판 마케팅’에 불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
종신보험 외에 실손의료보험도 큰 폭의 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있다. 2009~2017년 팔린 실손보험(표준화실손)은 이달, 2009년 이전 판매된 실손보험(구실손)은 오는 4월부터 보험료가 10% 안팎 오를 예정이다. 손해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자동차보험도 1~2월에 구체적인 가격 인상 폭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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