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英과 증시 교차거래 중단…"홍콩시위 옹호에 따른 보복"

입력 2020-01-03 16:11   수정 2020-02-02 00:32



중국이 상하이증시와 영국 런던증시 간 교차거래 제도인 후룬퉁(?倫通)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홍콩 시위 사태와 관련해 영국이 중국 정부를 비판한 것에 대한 화풀이로 분석된다.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의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 관계자를 인용해 "후룬퉁을 통한 거래가 현재 중단됐으며 재개일은 미정이다"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후룬퉁 중단은 영국 정부가 최근 홍콩 시위와 관련해 시위대를 옹호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는 것이 중국 정부의 불만을 샀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후룬퉁은 지난해 6월 해외 투자자의 중국 투자와 중국 기업의 해외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만든다는 목적으로 출범했다. 중국이 해외 증시와 공동으로 도입한 최초의 교차거래 제도다. 양국 중 한 곳에 상장한 기업이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을 통해 상대편 증시에 상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상하이증시 쪽에서는 지난해 6월 중국 화타이증권이 처음 후룬퉁을 통해 런던증시에 상장했다. 런던증시에 상장한 기업이 후룬퉁을 이용해 상하이증시에 상장하거나 이를 추진한 경우는 아직 없었다.

올해는 중국 국유에너지기업인 SDIC파워와 중국태평양보험이 후룬퉁을 이용해 런던증시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최근 '시장 상황'을 이유로 계획을 중단했다. 로이터통신은 "실은 중국 정부가 중단을 명령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영국 정부는 최근 홍콩 시위 문제와 관련해 잇따라 중국 정부와 대립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7월 류사오밍 주영국 중국대사를 초치해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약속했던 '일국양제'를 지켜야 한다"고 압박한 데 이어 11월에는 중국 정부를 상대로 시위대 부상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통행권 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직원인 사이먼 정이 홍콩과 인접한 중국 선전에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던 중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중국 당국은 그가 성매매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지만, 사이먼 정은 2주간 감금돼 "영국이 홍콩 시위를 부추기고 자금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실토하라"는 강요를 받으며 고문과 폭행, 가혹행위 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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