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3일 최고위원들이 모두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나홀로 최고위원회를 개최했다. 최고위에 현역 의원은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고 장진영 대표 비서실장 등이 자리를 지켰다.
이날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유승민계 의원 8명은 바른미래당을 탈당했고,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들은 손 대표 사퇴를 요구하며 공식 일정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손 대표 측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돌아오면 전권을 주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일 1년여간의 해외 체류 생활을 마무리하고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내가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는 얘기를 내 입으로 한 일이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손 대표의 입장변화에 비당권파뿐만 아니라 당권파까지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손 대표는 지난해에도 "추석까지 당 지지율 10% 안 되면 그만두겠다"고 약속했지만 입장을 바꾼 바 있다.
유승민계가 참여한 새로운보수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신당의 당헌·당규에 당 대표 불신임 관련절차를 담은 이른바 '손학규 방지 조항'을 넣었다.
최고위원 과반이 당 대표를 불신임할 경우 불신임 여부를 전 당원 투표에 부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손 대표가 사퇴를 거부하면서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에 복귀하기보다는 독자신당을 창당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변혁에 참여했던 일부 국민의당계 인사들은 바른정당계가 일방적으로 당명에 '보수'를 명시한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하자 안 전 대표 측에 독자신당을 창당하자고 요청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가 독자 신당을 창당하면 바른미래당에서 대규모 추가 탈당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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