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솔레이마니, 워싱턴 노렸다"…이란 공습 정당방위 주장

입력 2020-01-04 09:37   수정 2020-01-04 09:38


미국 당국이 이란 군부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공습으로 사살한 것에 대해 중동지역 내 미국인들을 표적으로 한 '임박한 위협'이 있었다고 밝혔다.

솔레이마니가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 DC에 대한 공격을 기도했다가 미수에 그쳤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하면서 이란 공습의 정당방위를 강조했다. 테러를 막기 위한 선제공격이라는 주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솔레이마니는 미국 외교관과 군 요원에 대해 임박하고 사악한 공격을 꾸미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를 현장에서 잡아 끝을 냈다"며 "전쟁의 시작이 아니라 중단을 위한 것"이었다며 방어 차원의 조치였음을 역설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CNN방송 및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솔레이마니)는 그가 말한 대로 행동, 큰 행동을 취하려고 그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있었다"며 "이는 수백명은 아니더라도 미국인 수십명의 생명을 위험에 처하도록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이곳 미국에서의 위험 또한 실재하는 것"이라며 "솔레이마니는 (레바논) 베이루트 폭격에 연루됐으며, 그다지 오래전이지 않은 시점에 바로 이곳 워싱턴에서 공격을 조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나쁜 행위자"라며 그를 제거한 것이 곧 닥칠 공격에 대한 억지 차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숨진 솔레이마니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총사령관이자 이란의 역내 전략 설계에 깊이 가담해 왔다.

사담 후세인의 침공으로 시작된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혁혁한 공을 세워 명성을 얻은 뒤 쿠드스군 총사령관의 지위에 올랐고,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가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을 벌일 당시 민병대를 직접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이날 CNN방송, 로이터통신 등은 솔레이마니가 수일, 수주, 수개월 내에 미국을 겨냥한 심대한 폭력의 군사작전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설득력 있는 정보와 분명하고 명백한 증거가 있다는 마크 밀리 합참의장의 말을 일제히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이은 솔레이마니가 이라크와 레바논, 시리아, 그리고 그 외 중동 지역 내 미 외교관 및 병력에 대해 임박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국무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보도했다.

다만 미측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한편 미군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란 군부 실세를 공습으로 제거한 지 약 하루 만에 이라크에서 시아파 민병대를 또다시 공습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군이 바그다드 북쪽 타지로(路)에서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PMF) 지휘관을 폭격했다고 이라크 국영 TV가 보도했다. 방송은 목표물이 된 지휘관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 보도가 나오기 직전 이라크군 소식통은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가 탄 차량을 노린 공습으로 6명이 죽고 3명이 중태에 빠졌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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