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이란 공습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엔과 EU는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이 커질 것을 우려하며 양국에 자제를 촉구했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로시야24 TV를 통해 미국의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공습으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 피살된 사태를 규탄했다.
대변인은 "국가가 자국 대사관 공격을 규탄하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가서 성명을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미국 정부는 안보리에 이를 전하지 않았다"며 "미국은 국제적 대응에는 관심이 없고 역내 힘의 균형 바꾸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일로 인해 수백만 명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는 역내 긴장 고조 말고는 아무 결과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미국 공습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국도 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국제 관계에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미국이 냉정을 유지하고 자제해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피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전했다.
유엔은 미국과 이란의 긴장 격화를 우려했다. 이란 최고지도자가 미국이 솔레이마니 사령관 폭사 시킨 데에 대해 긴급 성명을 내고 미국에 가혹하게 보복하겠다고 밝혀서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은 걸프 지역에서의 긴장 완화를 지속적으로 옹호해왔다"며 "지금은 지도자들이 최고의 자제력을 발휘해야 할 순간이다. 세계는 걸프 지역에서 또 다른 전쟁을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 EU도 상임의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폭력과 도발, 보복의 악순환은 중단돼야 한다"며 말했다.
반면 이란과 앙숙관계인 이스라엘은 미국의 군사 조치를 적극 지지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의 공습은 안보, 평화, 자위를 위한 것"이라며 "숨진 솔레이마니가 무고한 미국 국민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총사령관을 3일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에서 살해했다고 밝혔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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