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파견 전 강남아파트 사두고 싶은데" 유재수 전 부시장 오늘(6일) 재판 시작

입력 2020-01-06 10:16   수정 2020-01-0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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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파견 근무를 나가기 전 강남에 아파트를 한 채 사두고 싶은데 돈이 부족하다. 2억5000만 원을 무이자로 빌려달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금융위원회 및 부산시 경제부시장 재직시 금융 관련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가운데 첫 재판이 6일 시작된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이날 오후 4시 수뢰후 부정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부시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없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유 전 부시장은 자산운용사를 설립해 대표를 맡아온 최모 씨에게 “강남구 모처에 오피스텔을 얻어달라”고 요구해 임차기간 1년에 보증금 2000만 원에 월세 180만 원짜리 오피스텔을 계약하게 해 월세와 관리비 1300만 원 상당을 대신 내도록 했다.

유 전 부시장은 또 2016년 6월과 12월 자신의 부인이 사용할 항공권 금액 각 130만 원과 196만 원 상당도 결제하게 했고, 같은해 8월에는 시가 80만 원 상당의 골프채 2대를 받아 챙기기도 했다.

유 전 부시장은 또다른 금융업계 관계자에게 “해외 파견 근무를 나가기 전 강남에 아파트를 한채 사두고 싶은데 돈이 부족하니 2억5000만 원을 무이자로 빌려달라”는 취지로 해당 금액을 송금받아 약정없이 돈을 빌리기도 했다. 유 전 부시장이 이후 돈을 갚아가면서 “아파트 값이 오르지 않아 손해를 볼 상황이다”는 취지로 불평을 늘어놨고 결국 1000만 원의 채무를 갚지 않았다.

유 전 부시장은 이밖에도 자신이 쓴 책을 업체들에게 강매한 혐의와 동생의 이력서를 전달해 한 회사 경영지원팀에 차장 자리를 마련해 채용하게 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민정수석 당시 국회 운영위에 나와 유 전 부시장의 비위 혐의에 대해 "근거가 약하고 프라이버시 영역이다"라고 덮으려 했던 정황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조 전 장관이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건 지난해 12월이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첩보를 조사한 결과, 비위 첩보 자체에 대해서는 근거가 약하다고 봤다"면서 비위가 뭔지 밝혀달라는 야당 의원의 요구에 "그것은 프라이버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이 이런 방식으로 4950만 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수수하고 부정행위를 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유 전 부시장을 뇌물수수, 수뢰 후 부정처사,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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