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부터 분 일본제품 불매 운동의 힘이 연말까지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항공·여행·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보이콧 재팬' 여파로 일본 여행 수요와 일본산 맥주, 화장품 등 소비재 수입 부진이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일본 패키지상품 수송객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84%, 85% 급감한 1만9000명, 30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7월부터 일본 여행 수요가 크게 줄면서 연간으로도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일본 패키지상품 송객수도 46%씩 줄어 반토막났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본과 홍콩 여행 수요 절벽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 하나투어(본사 기준)의 일본 패키지 실적은 82% 쪼그라든 56억원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일본 여행 수요 급감이 이어지면서 일본행 항공 여객도 지난달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일본 노선 비중이 높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국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노선 다각화에 나섰지만 수요가 대체되지 못한 모습이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12월 전 공항 국제선 LCC 여객 수송량은 전년 동월 대비 8.3% 감소했다. 국적 항공사 합산 일본 노선 여객 수송량 감소폭은 지난해 4분기 40%대를 웃돈 것으로 전해졌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노선 수요 회복을 바라기 어려운 상황에서 뚜렷한 대체 노선이 없어 부진한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전공항 기준 국적항공사 합산 일본 노선 여객수송량 감소폭은 10월부터 40%대 이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지난달 일본 맥주와 일본 화장품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21만달러로 98% 감소했다. 연간 맥주 수입액도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9% 줄어든 2억8088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월간 수입액 규모는 지난 9월에 6000달러까지 줄어든 후 반등세를 나타냈다.
J뷰티(일본화장품) 수입금액도 감소세를 이어가고있다. 7월 혐한(嫌韓) 논란을 빚은 일본 생활용품 기업 DHC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과 함께 소비자들이 일본 화장품에 대해서도 구입 자제를 촉구한 결과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화장품 수입은 4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맥주 수입은 지난 9월을 바닥으로 월별로는 소폭이나마 늘어나는 추세지만 수입액 감소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며 "일본 화장품의 경우 10월(감소폭 -53%), 11월(-59%)에 이어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영향이 이어지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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