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엔 삼성과, CES엔 SKT와…눈길 끄는 펄어비스 전략

입력 2020-01-07 13:22   수정 2020-01-07 13:23


삼성전자·SK텔레콤과 협업해 유명 글로벌 전시회에 참가하는 국내 게임사 펄어비스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스트리밍·클라우드 등의 기술을 간판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검은사막 모바일'에 접목하는 시도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2018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삼성전자와 협력한 데 이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IT·가전박람회 'CES 2020'에선 SK텔레콤과 손잡았다.

펄어비스는 2018년 MWC에서 삼성전자 '덱스(DeX)'를 이용해 검은사막 모바일을 구동했다. 덱스는 모바일을 PC처럼 쓸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폰과 클라우드를 PC 본체와 저장장치로 활용하는 특징이 있다.

당시 포인트가 클라우드였다면 이번 CES에서는 SK텔레콤의 '워치앤플레이'로 검은사막 모바일 스트리밍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워치앤플레이는 게임 방송을 보면서 직접 게임도 플레이하고, 실시간으로 공유까지 가능한 서비스다.


이처럼 국내 게임사가 대기업들과 협력해 글로벌 전시회에 자사 게임을 시연하는 케이스가 흔한 것은 아니다.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펄어비스가 사실상 유일하게 대기업의 클라우드나 스트리밍 서비스와 접목해 자사 게임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는 게임 플랫폼 다변화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PC·모바일·콘솔 등 기기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게임하려면 클라우드 기술이 필수적이다.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 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내려받으면 플레이할 수 있어서다. 현재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PC·모바일·콘솔 게임을 모두 출시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고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펄버비스가 다양한 플랫폼 접목을 시도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11월 북미·유럽·아시아 지역 150개국에서 검은사막 모바일 글로벌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고사양 모바일이라면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검은사막 모바일 구동이 어렵지 않겠지만, 제3세계 등 IT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좋지 않은 국가에선 스트리밍이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한 게임 구동이 필수적이라는 관측. CES에서 공개되는 SK텔레콤의 워치앤플레이도 저사양 모바일에서 게임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실제로 펄어비스는 클라우드나 스트리밍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 외에도 지난해 9월에는 검은사막 모바일을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엑스클라우드'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이 PC에 비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건 장점이지만 모바일 스펙이 떨어지면 오히려 게임 환경이 나빠진다는 단점이 있다"면서도 "클라우드나 스트리밍 서비스는 기기 사양에 구애 받지 않고 고품질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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