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하루종일 '출렁'…금값 6년9개월 만에 '최고'

입력 2020-01-08 17:55   수정 2020-01-0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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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선 8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증시가 요동쳤다. 이란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주가가 곤두박질쳤지만 이후 미국이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으로 “괜찮다”고 하면서 낙폭이 축소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개장하자마자 1.5% 이상 급락했다. 개장 직후 이란의 미사일 공격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후 다소 안정되면서 전일 대비 24.23포인트(1.11%) 내린 2151.31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하락 폭이 더욱 커 전일 대비 22.50포인트(3.39%) 내린 640.94에 마감했다.

이날 일본 도쿄증시, 홍콩증시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국내 증시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닛케이225 지수는 오전장 한때 2.5% 하락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이후 오후장에 하락 폭이 줄어들면서 결국 전날 대비 370.96포인트(1.57%) 내린 23,204.76에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1%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와 관련한 불확실성 이슈가 지속되면 국내 증시의 타격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한국 증시에서 비중이 큰 정보기술(IT) 기업이 글로벌 정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전면적 군사 충돌이 현실화하면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가 대폭 조정되고,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악화되면 글로벌 증시가 10%가량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앞서 글로벌 금융그룹 ING 애널리스트들은 “중동 정세가 심각하게 나빠지면 세계 증시가 7~10% 조정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동 리스크로 안전자산에 투자가 몰리면서 금값은 6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금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2.4%가량 오른 온스당 1604.01달러 수준에 거래됐다. 금 선물 2월 인도분은 온스당 1613.3달러까지 치솟았다. 금값이 16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3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올해 금 시세가 온스당 1600달러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원화 가치 약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4원 오른 달러당 1170원80전으로 마감했다. 이날 환율 변동폭은 10원에 이르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갈등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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