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회사채' SKT에 1.4兆 뭉칫돈

입력 2020-01-08 18:02   수정 2020-01-09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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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회사채 발행에 나선 SK텔레콤이 1조원이 넘는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 연초 풍부한 실탄을 손에 쥔 기관투자가들이 초우량 회사채를 담기 위해 적극적으로 매수에 뛰어들었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기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1조45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700억원어치 발행을 계획한 3년물에 6800억원, 500억원 규모로 발행 예정인 5년물에 4400억원이 들어왔다. 장기물에도 기관 자금이 대거 밀려들었다. 500억원을 모집한 10년물에 2300억원이 들어왔고 20년물에도 모집액(300억원)보다 세 배 이상 많은 1000억원이 모였다. NH투자증권과 SK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보험사,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들이 앞다퉈 투자 의지를 보였다. 특히 자산 듀레이션(가중평균 잔존만기) 연장이 과제인 보험사들이 장기물 매입에 공격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보험사들은 2022년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보험업 회계처리기준(IFRS17)이 도입되면 부채 만기가 길어지기 때문에 장기채권을 사들여 자산 만기를 늘리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 몇 안 되는 초우량 민간기업으로 평가받는 것이 흥행 비결로 꼽힌다. SK텔레콤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높은 ‘AAA’다. 지난해 말 현대자동차의 신용등급(AA+)이 한 계단 떨어지면서 이제는 공기업과 금융회사를 제외한 민간기업 중 AAA 등급은 SK텔레콤과 KT만 남았다.

SK텔레콤은 넉넉한 투자 수요가 모이자 채권 발행금액을 42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기관들이 경쟁적으로 낮은 금리로 매수 주문을 넣은 데 힘입어 채권 발행 금리도 모든 만기 구간에서 당초 희망했던 수준보다 낮게 결정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주파수 사용대금 지급과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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