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매출 300% 급증한 KR모터스…영업적자는 그대로

입력 2020-01-08 18:05   수정 2020-01-09 00:58

마켓인사이트 1월 8일 오후 3시 59분

‘미라쥬’(사진) 시리즈 등 이륜차를 생산하는 KR모터스가 국내 사업을 사실상 포기하고 중국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경영난 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외 브랜드 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 등으로 내수 시장에서는 적자 구조를 되돌리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8일 KR모터스에 따르면 회사 매출은 작년 1~9월 959억원으로 2018년 같은 기간 236억원 대비 306% 급증했다. 중국 합작법인(지난칭치대한오토바이)의 지난시 공장이 2019년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가면서 수출 실적이 기존 83억원에서 838억원으로 증가한 결과다. KR모터스는 2016년 중국 충칭난팡이륜차와 5 대 5 합작으로 지난칭치대한오토바이를 설립했다.

매출은 급증했지만 이익 개선은 좀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9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95억원의 영업손실보다 적자 폭이 4억원 정도 줄었다. 다만 매출 대비 영업손실률은 9.5%로 2018년 44.5%에 비해 대폭 줄었다.

중국 사업 집중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KR모터스는 국내 사업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지난 7일 공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서 “국내 법인은 이륜차 생산 자격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최소 인력 수준으로 줄이고, 합작법인 생산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R모터스는 직원 수를 2015년 225명에서 지난해 9월 말 106명으로 줄였다.

나빠진 재무구조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KR모터스는 작년 11월 4 대 1의 무상감자 및 유상증자 계획을 동시에 발표했다. 유상증자는 오는 4월을 목표로 500억원 규모로 추진하고 있다. 작년 9월 말 현재 회사의 자기자본은 576억원으로 납입자본금 947억원의 40% 정도를 까먹은 상태다.

중고자동차 시장으로 사업 다각화도 추진하고 있다. 2018년부터 사륜 중고차를 매입해 캄보디아 등으로 수출하는 신규 사업을 시작했다. 관련 매출은 작년 1~9월 217억원으로 2018년 연간 84억원 대비 크게 불어났다. 영업이익은 작년 1~9월 15억원 흑자를 냈다.

KR모터스는 2017년 7월 경쟁사인 대림자동차공업의 이륜차 사업 인수 계약을 맺으며 경영난 타개를 시도했으나 대림 노조 측 반발과 내부 사정으로 최종 인수에 실패했다. 인수 발표 당시 주당 1000원을 웃돌았던 주가는 최근 감자 발표 등으로 200원대로 떨어졌다.

이날은 4원(1.51%) 떨어진 261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림과 KR모터스의 국내 이륜차시장 점유율은 각각 20.4%와 5.1%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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