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삼성과 AI 초협력 논의"…사명 변경도 불사

입력 2020-01-09 10:32   수정 2020-01-0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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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삼성전자, 카카오와 인공지능(AI) 초협력에 나선다. 각사의 능력을 합치되 브랜드와 애플리케이션(앱)을 자유롭게 일구는 방식이다.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사명을 변경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글로벌 기업끼리는 이미 협력하고 있는데 국내 업체들이 따로 해서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 한국에 돌아가면 국내 주요 ICT 기업에 'AI 초협력'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협력 대상으로 우선 삼성전자와 카카오를 꼽았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0' 참석차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 박 사장은 전날 CES 현장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을 만났다.

박 사장은 "이번 CES에서 고동진 사장과 AI 협력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며 "각자 브랜드나 앱에 대한 자유도는 가지되 서로의 AI 능력을 합치는 방향에 대해 상호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갤럭시에 AI 빅스비 대신 SK텔레콤의 '누구'를 넣진 않겠지만 AI 관련해 지금과 같은 형태는 분절"이라며 "각사가 자존심을 챙기지 않고 글로벌 스탠더드 기준으로 협력하는 게 '초협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에 이어 CES에서 앤디 제시 아마존웹서비스 CEO와 만나 클라우드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카카오와는 작년 말 상호 지분 투자를 하면서 AI 분야 협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사명 변경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통신기업이 아닌 '종합 ICT' 기업으로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박 사장은 "현재 통신 매출이 전체 60% 수준인데, 50% 미만으로 내려가면 SK텔레콤이라는 브랜드 대신 이름을 바꿔도 되는 시작점에 와 있다고 판단한다"며 "'SK 하이퍼커넥터' 같은 종합 ICT 기업의 의미를 담은 이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이동통신(MNO)과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새로운 ICT를 양대 성장 엔진으로 삼는 '듀얼OS' 경영 체제를 도입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며 "이제부터 SK텔레콤은 시장에서 통신회사가 아닌 ICT복합기업으로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회사가 성장하면서 구성원과 주주가 과실을 같이 가져가야 한다"며 "아직 계획을 구체화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말부터 기업공개(IPO)를 시작해 주력 계열사가 앞으로 2~3년 동안 IPO를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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