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메건 마클 "영국 왕실서 독립할 것"

입력 2020-01-09 13:28   수정 2020-01-0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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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영국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 부부가 왕실에서 나와 독립적인 삶을 삶겠다고 선언했다. 영국 왕실 직계 인사가 왕실과의 결별을 선언한 건 1936년 미국인 이혼녀와의 결혼을 위해 자진 퇴위한 에드워드 8세 이후 처음이다.

영국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버킹엄궁은 8일(현지시간) 오후 해리 왕자 부부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성명에서 “우리는 시니어 왕실 일원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재정적으로 독립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심사숙고하고 내부적인 논의를 거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통상 영국에서 시니어 왕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와 찰스 왕세자를 포함한 여왕의 직계 자녀, 찰스 왕세자의 직계 자녀인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 부부 등을 뜻한다.

해리 왕자 부부는 “앞으로 영국과 북미에서 균형된 시간을 보낼 것”이라면서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영연방 등에 대한 의무는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해리 왕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들인 찰스 왕세자와 윌리엄 왕세손과 그의 세 자녀에 이어 왕위 계승 서열 6위다. 영국 언론들은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 직계 가족 일원으로서 받아왔던 압박감이 드러난 것이라고 일제히 분석했다.

해리 왕자는 2018년 5월 할리우드 여배우 출신인 메건 마클 왕자비와 결혼한 이후 형 윌리엄 왕세손과 불화설에 시달려왔다. 마클 왕자비는 한 차례 이혼 경험이 있는데다 혼혈 미국인이어서 결혼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해리 왕자는 파파라치를 피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모친인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 죽음 이후 언론 노출을 꺼려 왔다.

BBC는 버킹엄궁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해리 왕자 부부의 성명에 대해 왕실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영국 왕실 직계 인사가 왕실과의 결별을 선언한 건 1936년 에드워드 8세 이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당시 영국 왕이었던 에드워드 8세는 1936년 이혼 경험이 있는 미국인 월리스 심슨과 결혼하기 위해 자진 퇴임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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