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호르무즈 파병, 미국과 입장 반드시 같을 수 없다"

입력 2020-01-09 13:41   수정 2020-01-09 13:42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 측이 요구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미국 입장과 우리 입장이 반드시 같을 순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 장관은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참석해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으로부터 '미국이 (호르무즈 파병을) 강력히 주장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의를 받고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정세 분석에 있어서나 중동 지역에 있는 나라들과 양자 관계를 고려했을 때 미국 입장과 우리 입장이 반드시 같을 순 없다"라며 "이란과도 오랫동안 경제 관계를 맺어왔고, 지금으로선 인도지원, 교육 같은 건 지속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박 의원이 '미국에서 강력히 동맹국 지위에서 요청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 선박 안전 고려를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상과 호르무즈는 별개 사안"이라며 "협의 과정에서 미국 측으로서도 호르무즈 상황 언급이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아덴만 파견 병력 일부를 이동해 파병 효과를 내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딱 그 지역은 아니더라도 근처에 있는 우리 자산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계속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파병을 약속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과도한 해석"이라며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검토하고 논의했지만, 확정적으로 결정되진 않았다"고 답했다.

아울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호르무즈 파병을 놓고 논의할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과 면담이 곧 이뤄질 것 같다"라며 "이번 회담이 이뤄지면 얘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동 상황이) 미국 대북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조명하는 언론이 많다'는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미국 측으로선 지금 중동 상황으로 대북 정책에 변화를 갖고 있는 건 분명히 아니라는 얘기를 한다"며 "북한과 유연성을 갖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걸 계속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란을 타깃 공격한 상황이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을 상대할 때가 아니라는 분위기로 돌게 됐다고 판단하냐'고 묻자 "북한의 계산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렇다저렇다 평가하는 건 조심스럽다"면서 "미국의 핵 비확산에 대한 확고한 공고, 의지를 한 번 더 확인할 순 있지 않았겠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 내 교민 철수 계획에 대해서는 "만반의 대비를 다 하고 있다"라며 "어제 오후까지 교민들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라크에 있는 교민이 1600명 정도 되는데, 주로 건설 현장 일꾼들이다"라며 "현장마다 수시로 점검하고 있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계획을 수립하고 점검 중"이라고 강조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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