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올해 총선에서 기존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이나 고향인 부산 대신 경기 남부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계 전직 고위 당직자는 9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가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문제는 지역구인데 주변 참모들은 기존 지역구나 부산 출마를 권유했지만 안 전 대표는 경기 남부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밝혔다.
기존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 출마하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안 전 대표가 개인적으로 이준석(새로운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에 대한 미안함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와 이 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이 탄생하기 전 서울 노원병에서 대결한 바 있다. 지난 보궐선거 때는 이 위원장이 출마한 노원병에 안 전 대표 측근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뒤늦게 출마하려다가 갈등을 겪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올해 총선에서도 노원병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 당직자는 "참모들은 노원병 외에도 서울 종로 등을 추천했지만 안 전 대표가 서울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면서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직을 한번 박원순 현 시장에게 양보한 바 있고, 지난 지방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나. 또 서울에 출마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향인 부산이 출마지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서는 "안 전 대표 고향이 부산임에도 지난 대선 때 부산에서 표가 너무 안 나왔다. 일부 참모들은 이번 기회에 지역기반을 확고히 다져야 한다며 부산 출마를 권유했지만 안 전 대표가 지역주의에 얽매이기 싫어한다"고 했다.
당직자는 "안 전 대표는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서울을 비롯해 우리나라 인구 절반이 몰려있는 수도권을 공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경기 남부는 더불어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이다. 이 지역에 출마하면 험지에 출마한다는 명분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당직자는 "경기 남부 중 어느 곳에 출마할지 정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경기 남부 출마 의지는 강하다. 저는 개인적으로 경기 남부 출마를 반대했는데 제가 자꾸 반대 의견을 말하니까 주변 측근들이 '안 전 대표 뜻이 확고하니 그만하라'며 나를 말릴 정도였다"고 했다.
한편 지난 2018년 지방선거 패배 이후 해외로 나갔던 안 전 대표는 오는 15일 전후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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