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일본서 잘 나가는 온라인 패션 쇼핑몰 디홀릭 커머스, 위벤처스로부터 160억원 규모 투자 유치

입력 2020-01-09 16:43   수정 2020-01-09 16:44



≪이 기사는 01월09일(05:1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여성 의류 전문 온라인 쇼핑몰인 디홀릭커머스가 16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국내 1세대 온라인 쇼핑몰인 디홀릭커머스는 한국 패션·뷰티 제품을 일본에 소개하고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 디홀릭(DHOLIC)을 성공시키며 주목 받는 기업이다. 투자금을 바탕으로 플랫폼 역량을 강화해 일본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고 이후 대만·싱가폴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9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디홀릭커머스는 최근 벤처캐피탈(VC) 운용사인 위벤처스로부터 16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프로젝트 펀드로 진행된 이번 투자엔 다수의 국내 금융기관들이 참여했다. 투자를 주도한 위벤처스는 LB인베스트먼트 출신으로 DSC인베스트먼트 공동 창립 멤버인 하태훈 대표가 지난 해 설립한 신생 VC다.

디홀릭커머스는 2001년 이동환 대표가 설립한 국내 1세대 온라인 쇼핑몰 다홍 쇼핑몰로 출발했다. 2000년대 중반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과열되면서 2006년 중국, 2008년 일본에 진출하며 사업의 중심을 해외로 옮겼다. 해외 사업이 중심이 되면서 디홀릭커머스의 사업 모델은 현지 트렌드에 맞는 국내 패션·뷰티 제품을 골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유통하는 것이 됐다. 2008년 해외 진출과 동시에 만들어 현재는 일본 내 회원만 200만명, 월방문자수(MAU)가 500만명으로 작년에만 14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디홀릭은 일본에 진출한 국내 온라인 쇼핑 플랫폼 가운데 최대 성공작 중 하나로 꼽힌다.

위벤처스가 디홀릭커머스에 투자한 이유는 일본에서 현지화에 성공한 이 회사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2008년 디홀릭커머스가 일본 시장에 진출할 당시만해도 일본시장은 오프라인·현금 결제 위주의 보수적 특성으로 인해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를 전후로 한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성장과 플랫폼화를 경험한 이 대표는 한국의 온라인 사업 노하우와 ‘동대문패션’으로 상징되는 한국의 패션 역량을 결합하면 일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디홀릭커머스의 주 고객은 일본 내 10~30대 여성층이다. 10만원 이하의 중저가로 일본 여성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한국 브랜드를 소개하고 판매한다. 이른바 ‘K패션’ ‘K뷰티’를 일본에 수출하는 플랫폼인 셈이다. 디홀릭커머스는 일본 자회사에 직원이 70여명이 있다 패션에 대한 눈높이가 높은 일본에서 현지화에 성공한 비결이다.

일본이 아직 온라인 커머스의 불모지라는 점도 이번 투자의 배경이다. 일본 내 전체 상거래 가운데 온라인 비중은 6% 수준으로 20%대인 한국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정보통신(IT)업체 주도로 다양한 버티컬서비스(특정 관심사를 가진 고객층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가 발전한 한국과 달리 일본에는 여전히 이렇다할 서비스가 부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경제 규모가 크다보니 온라인 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180조원대로 한국(100조원)에 비해 크다.

이번 투자는 LB인베스트먼트 출신으로 커머스 분야에서 무신사와 에이블리에 투자했던 김소희 위벤처스 상무가 주도했다. 김 상무는 “디홀릭커머스는 일본에서 다년간 온라인 패션 쇼핑몰을 운영하며 축적한 일본 시장 및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도, 로열티 높은 고객의 보유, 물류 및 입점 업체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겸비하고 있다“며 ”향후 빠르게 성장하는 일본 이커머스 시장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디홀릭커머스는 이번 투자금을 플랫폼 강화 및 아시아 진출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플랫폼 내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기획해 K패션 입점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플랫폼 기획 및 개발 전문인력도 충원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일본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내년부터 대만, 싱가폴, 태국, 홍콩 등 아시아 국가로 플랫폼을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올해 1월 강정원 마켓컬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CFO로 영입하는 등 인력을 보강했다. 강 CFO는 상장사인 바이오씨앤디에서 투자 유치 및 인수합병(M&A)를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마켓컬리의 성장기를 함께하며 내실화와 대규모 해외투자유치를 이끈 바 있다. 디홀릭커머스에선 본사 및 해외 자회사의 관리와 사업화, 국내 주식시장 상장 등에 주력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한국의 우수한 패션, 뷰티 제품들이 일본과 아시아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고 싶다”며 “기존의 단순 유통 채널이 아닌 각 브랜드의 스토리와 제품을 함께 전달하는 스토리텔러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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