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는 이날 ‘2020년 국내 주요 산업 전망 및 신용등급 방향성 점검’ 세미나를 열고 28개 주요 산업의 사업 환경과 실적 및 신용등급 전망을 공개했다. 사업 환경은 작년과 무관한 절대적 판단 기준이고, 실적은 전년과 비교한 방향성으로 평가했다.
사업 환경은 가장 어두운 시멘트와 디스플레이를 포함해 조선·철강·건설·항공·석유화학·소매유통 등 17개 산업(전체의 61%)이 고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1년 전 평가 당시 16곳에서 한 곳이 더 늘어났다. 호경기를 맞을 산업은 2019년에 이어 전무했다. 나머지 11개 산업(39%)에 대해선 ‘중립’ 의견을 내놨다.
금융산업도 은행(중립)을 뺀 증권·신용카드·할부리스·보험산업이 모두 어려운 사업 환경에 처할 것으로 점쳤다. 증권업은 거래 위축으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계속 줄고, 투자은행(IB) 부문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강화와 경쟁 심화로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 전망도 밝지 않았다. 디스플레이와 조선 두 산업(7%)만 부정적 사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비 실적 개선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건설·석유화학·시멘트·소매유통 등 7개 산업(25%)은 실적 악화를 예상했다.
신용등급은 24개 산업(86%)을 ‘중립’으로 평가했다. ‘긍정적’은 없고, ‘부정적’은 유통 등 네 개(14%)를 꼽았다. 한국기업평가가 2019년 말 현재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붙인 기업은 이마트, CJ제일제당, 두산, 롯데렌탈, LG디스플레이, 하이트진로 등 27개사에 달했다. 긍정적 전망은 절반 수준인 15개사다.
생명보험·소매유통·부동산신탁은 세 지표 모두 부정적 평가를 받아 2020년 가장 고전할 산업으로 꼽혔다. 송태준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장은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 둔화 등으로 기업들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더 나쁜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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